러 외무장관 접견한 김정은 “북러관계 백년대계 구축”

최선희-라브로프 회담선 국제문제 공동행동 강화 의견 교환…북러 밀착·연대 가속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양국 관계 강화와 연계 확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북한을 방문한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로(북러) 수뇌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를 충실히 실현하여 안정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새시대 조로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고 그 위력으로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며 강대한 국가건설 위업을 강력히 추동해 나가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북러 관계를 지속해서 확대, 발전, 강화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신문은 “담화에서는 조로 두 나라가 굳건한 정치적 및 전략적 신뢰관계에 도태해 복잡다단한 지역 및 국제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며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 쌍무적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을 비롯해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이 교환됐으며 견해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최선희 외무상과 라브로프 외무장관 간의 회담도 진행됐다.

신문은 “회담에서는 9월에 진행된 역사적인 조로 수뇌상봉에서 이룩된 합의들에 기초해 국가 간 관계를 새 시대와 현 정세의 요구에 맞게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며 경제, 문화, 선진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쌍무교류와 협력사업을 정치외교적으로 적극 추동하기 위한 실천적 방향과 방도들을 구체적으로 토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신문은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 정세를 비롯한 여러 지역 및 국제문제들에서 공동행동을 강화할 데 대한 심도 있는 의견교환을 진행하고 견해일치를 봤다”고 덧붙였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긴장 국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응해 북러 간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하는 전략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신문은 양국 외교 당국 간 ‘2024~2025년 교류계획서’가 체결됐다고 밝혔다.

교류계획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는 그 자체로 향후 2년간 다방면에서 교류 협력을 진전해나가겠다는 북러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라브로프 외교장관 방북은 러북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러북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및 현 정세 관련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한 방문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구체적 논의의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예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정치·경제·문화·과학기술 등 분야 협력 방안 그리고 국제정세, 러북 교류에 대한 내용 등이 논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정치 분야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북한의 지지, 지원에 사의를 표명하고 반미연대 강화 의지를 표명한 바 있고, 경제·문화·기술협력 부분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협력방안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또 국제정세와 관련해서는 최근 중러 정상회담 결과 등을 공유하고 중동·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 관련 공동 대처에 대한 논의를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서는 러북 간 협상이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규범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며, 무기 거래 및 군사기술 전수 등 불법적 협력에 대해서는 미일 등 국제사회와 공조하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해 북한의 주민들의 민생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러북 간 협력이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