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교정(矯正)을 명목으로 수감자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관리 규정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죄수들을 대상으로 한 구타, 고문, 학대와 같은 중앙의 내부 교육(교정) 규정이 관리소들에 내려져 있다”며 “교육 규정에는 대상, 시기, 장소, 상황별 처벌 방식이 설명돼 있다”고 전했다.
폭력적인 교정 방식을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에게 적용하면서 이를 ‘교육’이라고 칭하는 모습에서 북한 당국의 낮은 인권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소식통은 “교사(관리자)들은 엄중성 정도에 따라 채찍, 총탁(개머리판) 등으로 교육을 줄 수 있고 감금도 할 수 있다”며 “죄수들이 반항하거나 하는 특별 상황이 발생했을 시에는 즉시 척결하라는 등의 단계별 수위도 규정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에게 ‘죄수는 인간 이하로 대하라’는 교육을 지속해서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교사들은 죄수에게 폭력을 가하는 행위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은 죄수를 물리적으로 세게 다루고 짐승처럼 채찍을 휘둘러야 고분고분해진다고 인식한다”며 “입소한 지 1~3년 사이의 정치범이 제일 저항이 심한데 금방 (폭력에) 적응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본보는 북한이 정치범수용소 교도관에게 지속해서 수감자에 대한 연민이나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정신교육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교도관들은 수감자에게 폭력을 가하더라도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고, 오히려 이를 높은 혁명성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인권 침해 조장하는 정치범수용소 교도관 사상교육…내용 보니)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 규정에 따른 폭력 외에 수용소별로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수감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중앙) 규정은 기본 틀일 뿐이며 관리소마다 내부적으로 대상과 상황에 따라 교육하는 방식이나 처벌 방침이 있다”며 “안전원, 보위원, 계호원들이 새로운 교육 방식을 만들어 냈다고 비판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선생의 위치에서 일을 잘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수용소마다 ‘교정’을 내세운 수십, 수백 가지 다양한 방식의 가혹 행위가 존재하는데, 예컨대 수감자들에게 어깨를 바꾸지 않고 지름 20cm, 길이 6m짜리 통나무를 지게 하면서 교도관이 제시한 시간까지 견디지 못하고 내려놓으면 그보다 더한 벌을 내리는 식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한편, 일부 정치범수용소에서는 고문, 폭행 등으로 인해 다친 수감자들에 대한 치료가 어느 정도 이뤄지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회안전성 산하에 있는 어떤 관리소들에서는 죄명이나 개준(교정) 가능성, 사회에서의 경력 등에 따라 상처 소독이나 수술 같은 치료를 해주기도 한다”면서도 “국가보위성 산하 관리소들에서는 죄수를 치료해주자고 제기하거나 이런 식의 의견 표명을 하면 그런 말을 한 사람까지 처벌받는 게 규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