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역 송금 브로커들, 김정은 방러 기간 활동 중단했다가…

보위부·안전부 주민 감시 강화에 움츠려…방러 기간 여행증명서 발급 제한되고 이동도 통제

함경북도 회령시 인계리 인근 초소. 초소 사이 북한 경비대원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북한 국경 지역의 송금 브로커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러 기간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최근 조심스럽게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회령시의 송금 브로커들이 지난 13일부터 일주일간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가 21일께부터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면서 “원수님(김 위원장)의 로씨야(러시아) 방문 기간 보위부와 안전부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주야를 가리지 않고 주민 감시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보위부, 안전부는 최고지도자의 해외 방문이 있을 때마다 체제 안전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주민 감시를 강화한다. 이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도 보위부와 안전부는 간첩, 반동분자들의 책동에 대비해 24시간 주민 감시에 나서는 등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특별 근무에 돌입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수령이 자리를 비웠을 때 주민 감시가 더욱 강화된다는 것, 특히 통신 도·감청을 세게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송금 브로커들은 이런 때 잘못 걸려들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누가 강요하거나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활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함경북도는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지나가는 노선이 있는 도라는 점에서 주민 감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강하게 진행돼 송금 브로커들도 몸을 바짝 움츠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평양에 도착한 다음 날인 지난 20일부터는 보위부, 안전부가 일상 근무로 전환했고, 이에 송금 브로커들도 이후로 조금씩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난 지난 10일부터 함경북도에서는 여행증명서 발급도 제한되고 도내 다른 시·군으로의 이동도 통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집안 대사를 챙기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회령시의 한 주민은 무산군에 사는 친척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지난 11일 여행증명서 발급을 신청했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발급이 지연돼 끝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다른 도(道)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수도, 국경, 최전방 지역에 갈 때 여행증명서를 필수적으로 발급받아 소지해야 한다. 같은 도내에서의 시·군 간 이동은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지 않아도 공민증만 있으면 가능하나 같은 도내라도 국경 지역에서 국경 지역으로, 예컨대 회령에서 무산으로 이동할 때는 여행증명서가 필요하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 제한됐던 여행증명서 발급은 현재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