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러 선물로 식량 지원 기대…밀 공급 뜬소문 돌아

‘이달 내 러시아산 밀 대량으로 들어온다’ 확산…일부 주민들은 회의적 시선 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우주기지를 둘러보고, 회담을 한 뒤 연회에 참석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부터 5박 6일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방러 선물로 받은 밀이 조만간 공급될 것이라는 뜬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 일정 및 성과에 대한 보도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접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또 ‘온 나라 인민 위해 현지지도의 길을 끝없이 이어가시는 원수님(김 위원장)’, ‘이런 수령님을 모신 우리 민족의 긍지가 높다’는 등 평양시민들의 반응을 전하는 보도도 꼼꼼히 체크했다는 후문이다.

본보가 함경북도 청진시를 중심으로 이번 김 위원장의 방러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취재한 결과, 주민들은 무엇보다 식량 문제 해결에 대해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관련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이번 기회에 로씨야(러시아)에서 식량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원수님께서 빈손으로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라는 등의 말을 하며 식량 지원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어떤 주민들은 “로씨야는 우리(북한)와 사이가 좋은 나라”라면서 과거에도 지원받은 전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식량 지원을 확신하기도 한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내로 러시아산 밀이 대량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뜬소문이 주민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0월 10일(당 창건일)을 맞아 러시아산 밀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소식통은 “로씨야가 이번에 밀을 우리나라(북한)에 지원해주겠다고 했고, 그 밀이 이달 중 들어오면 곧바로 양곡판매소들에 넣어준다고 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진시의 한 주민은 “돈벌이가 되지 않아 이러다 굶어 죽겠다는 생각까지 들었고 심지어 강냉이(옥수수) 값(1kg)이 3300원까지 올라가 앞이 캄캄했는데, 로씨야에서 밀이 들어온다니 숨이 다 나온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는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코로나 때도 군량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식량 공급을 해주라는 방침이 있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절량세대들에 대한 특별한 대책마저 없었다”면서 “그러니 일부 주민들은 현물을 직접 보거나 식량을 공급받기 전에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