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대학생, ‘비사회주의’ 행위로 공개비판 받았지만…

동 밀수하고 한국 영화·드라마 유포하며 돈벌이…고위직 아버지·친척 비호로 법적 처벌 면해

CD, USB, SD카드. /사진=데일리NK

평안남도의 한 제대군인 대학생이 비사회주의 행위를 벌이다 단속돼 사상투쟁회의 무대에 세워졌으나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평안남도의 한 사범대학에 다니는 한 제대군인 대학생이 돈벌이를 위해 마구잡이로 비사회주의 행위를 하다가 7월 말에 걸려들어 구류됐으며 지난달 중순에는 대학에서 열린 사상투쟁회의에서 공개비판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학생은 올해 봄 제대한 후 사범대학에 입학했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님에도 몰래 비사회주의 행위를 벌이다가 그에게 악감정이 있는 동네 한 주민으로부터 신고당해 안전부에 단속됐다.

그는 황해남도의 한 제련소에서 동(銅)을 비밀리에 넘겨받아 평성까지 나르고 이것을 또 국경으로 나르는 밀수꾼들에게 넘기는 일을 하며 돈벌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안전부가 국경으로 동을 나르는 밀수꾼의 집 앞을 지키고 있다가 배낭에 동을 잔뜩 메고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서는 제대군인 대학생을 단속, 체포했다.

이후 안전부가 그의 집을 가택수색하는 과정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 노래, 소설이 담긴 USB, SD카드, CD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학생은 안전부 조사에서 ‘동도 돈이 되지만 동을 팔아서 얻는 이윤보다 남조선(남한) 영상을 팔아 얻는 이윤이 더 남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전부는 조사 과정에서 이 대학생이 제대 당시 부대에 기통수증을 분실했다고 거짓 보고하고 귀가했으며, 초소에서 기통수증이 있는 기통수의 배낭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해 비사회주의 행위를 해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금속 밀수에 더해 한국 영상물을 유포하는 등 이 대학생이 저지른 비사회주의 행위들은 모두 사상투쟁회의에서 낱낱이 고발됐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무거운 법적 처벌이 내려지지만, 그는 고위직에 있는 아버지와 친척들의 비호 아래 사상투쟁회의에서 공개비판을 받기만 할 뿐 별다른 법적 처벌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위에서 살려주라는 직통전화가 내려와 비사회주의 그루빠가 찍소리도 못하고 사상투쟁회의에서 망신이나 주는 것으로 끝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소식통은 “이 제대군인 대학생이 대학 연구실을 꾸리는데 1000딸라(달러)를 내고 7·27(정전협정 체결일) 원호미로 강냉이(옥수수) 1톤을 대학 학부 이름으로 군부대에 지원한 애국소행 때문에 처벌을 면했다는 말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