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해군사 첫 방문…한미일 정상에 ‘깡패 우두머리’ 막말

해군절 맞아 딸 김주애 대동하고 해군사령부 찾아…한미일 정상 연합훈련 정례화 합의 비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해군절에 즈음해 8월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하시고 영용한 인민해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격려했다”라고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는 한편, 축하연설에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상을 두고 ‘깡패 우두머리’라고 막말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동지께서 해군절에 즈음하여 8월 27일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를 방문하시고 영용한 인민해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축하연설에서 “미제는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수역에 핵전략 장비들을 상시배치 수준으로 증강 전개하는 한편 우리 주변 해역에서 추종 세력들과의 합동 해상 군사연습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해군 무력의 급속한 발전 성과를 쟁취하는 것은 최근 적들의 침략적 기도와 군사행동 성격을 보아도 매우 절실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의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연합훈련 정례화에 합의한 것을 두고 비난조로 언급한 것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남측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비롯한 적대력들의 무모한 대결 책동으로 말미암아 지금 조선반도 수역은 세계최대의 전쟁 장비 집결수역, 가장 불안정한 핵전쟁 위험수역으로 변해버렸다”며 “조성된 현정세는 우리 해군이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 다해 상시적으로 임전태세를 유지하며 유사시 적들의 전쟁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군사전략을 관철할 수 있게 준비될 것을 요하고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한반도 정세 불안의 책임을 한미일에 돌려 핵미사일 개발과 무력 시위를 정당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한미일 정상회의에 따른 안보협력 강화 등 한미일 협력체의 획기적 진화에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북한은 사상누각에 불과한 헛된 ‘전쟁준비 완성’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민생 개선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깡패 우두머리’ 발언에 대해 “한미일 정상들에 대한 막말 언급은 발언자의 저급한 수준을 드러내는 것으로, 기초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언급에 대해 평가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해군절에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이를 두고서는 육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열악한 해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향후 핵무력 배치·운용을 통해 전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해군사령부 방문에는 딸 김주애도 동행했다. 김주애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5월 16일 정찰위성 발사준비원회 현지지도 이후 100여일 만이다.

김주애는 현재까지 총 15차례 북한 매체에 등장했으며, 이중 지난 2월 26일 서포지구 새거리 건설 착공식 관련 보도를 제외하면 14차례는 모두 군사 활동이나 군 조직 행사와 관련해 김 위원장과 동행한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