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그루 작물 수확에도 北 시장 쌀값 오름세…6000원 코앞

옥수수 가격은 다소 떨어져…대체식량 수확, 수입량 증가가 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안변군 오계농장과 월랑농장을 돌아보며 태풍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가시기 위한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명령을 받은 인민군 제2623군부대 비행사들이 침수면적에 대한 농약살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이 강보합세다. 지난 6월 말 이후 두 달 가까이 오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밀, 보리, 감자 등 앞그루 작물의 수확도 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평양의 한 공식 시장에서 쌀 1kg은 5730원에 거래됐다.

보름 전인 지난 6일 조사 가격(5700원)과 비교하면 30원 올라 보합세이지만, 평양의 경우 지난 3월 초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시장 물가가 높았던 지난해 8월 21일 조사 가격(6100원)과 비교할 때는 6% 낮지만, 코로나 국경봉쇄 이전인 2019년 8월 20일 조사 가격(4550원)과 비교하면 26%나 높은 수준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에서는 지난 20일 기준 쌀 1kg이 각각 5760원, 591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인 지난 6일보다 0.3%, 1.9%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공식 시장의 쌀값은 1kg에 6000원을 넘어서지 않았지만 단속원들을 피해 잠시 생겼다가 사라지는 메뚜기시장(비공식 시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공식 시장보다 값이 비싼 것으로 파악된다.

공식 시장은 시장 관리원들이 품목별 가격을 조사하고 단속하지만, 비공식 시장은 이러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일 조사된 옥수수(강냉이) 가격은 보름 전 조사 당시 가격보다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2650원에 거래돼 지난 6일 조사 가격(2740원)보다 3.3% 하락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다. 신의주와 혜산의 경우에는 지난 20일 옥수수 1kg 가격이 각각 2680원, 2730원으로 조사돼 지난 6일 가격보다 2.9%, 2.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황해도와 강원도, 평안도 지역에서 개인 텃밭의 옥수수 수확이 시작됐고 양강도에서도 감자 수확이 시작돼 이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옥수수 가격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올해 밀, 보리, 감자 등 앞그루 작물의 작황 상황은 작년보다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는 지난 6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5월 계절 보고서’에서 올봄 북한의 식생지수가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위성 등을 통해 관측했을 때 식생의 활력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예년과 비교해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밀, 보리, 감자 그리고 옥수수 등 대체 식량의 수확이 시장 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쌀 수입량이 부족한데다 수입 물량이 시장 유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밀이나 보리, 옥수수 같은 대체 작물 수확과 함께 수입 쌀의 공급이 연동이 돼야 시장에서 쌀 가격이 하락할 텐데 수요에 비해 수입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북한 인구 전체가 하루에 소비하는 쌀의 양이 1만톤임을 감안할 때 상반기 수입량은 시장 쌀 가격을 안정화시킬 만큼 충분한 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상반기 중국으로부터 쌀 12만톤을 수입했으며 이는 상반기를 기준으로 할 때 사상 최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