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많은 달러 벌어다 주는 ‘효자’ 외화벌이 인력은?

北, 중국·러시아·싱가포르·카타르 등 민간 회사에 IT 인력 정식 직원으로 파견해 외화벌이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컴퓨터 실습 중인 북한 학생들의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당국이 정보기술(IT) 인력들을 해외 기업에 정식으로 취업시켜 외화벌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가보위성은 올해 상반기에 IT 인력 100여 명을 중국 민간 기업에 파견했다.

이들은 해외 모처에 은신하며 불법적인 활동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다른 IT 인력과 달리 민간 기업에 정식 고용된 인원으로, 중국 광저우, 선양, 단둥, 텐진 등 여러 지역에 수십 명씩 소단위로 흩어져 있는 상태다.

국가기관 정보 유출이나 가상자산 해킹 등 불법 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IT 인력보다는 기술 수준이 다소 떨어지지만, 해외 기업에서 원하는 IT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고 벌어들이는 외화 또한 적지 않아 북한 당국도 적극적으로 인력을 파견하려 한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 이들은 1인당 한 달에 1~2만 달러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중 생활비 1000달러가량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모두 당국에 상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유학생 신분으로 위장하거나 산업 연수생 혹은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기 때문에 노동 인력에 포함되지 않는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을 금지한 대북제재도 피해 가는 셈이다.

더욱이 해외 기업에 공식 채용된 경우에는 신변 보호도 어느 정도 이뤄져 비교적 안정적으로 외화벌이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국가보위성뿐만 아니라 국방과학원이나 정찰총국도 IT 인력을 해외 민간 기업에 정식 취업시켜 이들을 통해 외화벌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각 기관이 몇 명의 IT 인력을 해외 민간 회사에 파견시켰는지는 명확하게 집계할 수 없지만 소식통은 적어도 이러한 인원이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소식통은 “중국 이외에도 러시아, 싱가포르, 카타르 등의 외국 회사에 기술 인력들을 정식 파견했다”며 “올해만 3개의 러시아 회사에 기술 인력들을 파견했고 이들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파견된 IT 인력들은 기업에서 부여한 업무만 수행하는 게 아니라 정보 및 가상자산 탈취와 같은 불법적인 행위에도 가담하는데, 이 또한 해당 기업에서 부여하는 비공식 업무에 해당한다고 한다.

즉, 해외 민간 기업도 자국민을 통해 수행하기 어려운 불법적인 일들을 북한 인력을 통해 수행하기도 한다는 얘기다.

소식통은 “국가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게 정보기술”이라며 “석탄이나 금을 내다 파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외화를 벌 수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