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 침수 피해 현장 찾은 김정은 격노…대대적 인사 예고

김덕훈 내각총리 신랄 비판…"책임 있는 기관, 당사자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문책하고 엄격 처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침수 피해 현장을 찾아 김덕훈 내각총리를 거세게 비판하고 대대적인 인사를 예고했다.

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면서 “피해가 발생하게 된 동기와 원인을 구체적으로 요해(점검)분석하시고 일꾼들의 매우 무책임한 직무태만 행위를 심각히 지적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최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에서 남포시 온천군 석치리 지역에 위치한 안석 간석지 제방에 배수 구조물 설치 공사를 질적으로 진행하지 못한 데로부터 바닷물의 영향으로 제방이 파괴되면서 논벼를 심은 270여 정보를 포함해 총 560여 정보의 간석지 구역이 침수되는 엄중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현지지도에 나선 김 위원장은 김덕훈을 비롯해 내각의 행정경제 간부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며칠 전 안석 간석지 논이 침수됐다는 보고를 받고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을 현지에 파견해 직접 복구사업을 지휘하도록 했으며 군대까지 동원시키는 조치를 취했는데 어떻게 돼 내각과 성, 중앙기관의 책임일꾼들은 현장에 얼굴도 내밀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내각총리는 관조적인 태도로 현장을 한두 번 돌아보고 가서는 부총리를 내보내는 것으로 그쳤다”고 질타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고 그 결과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며 “전 국가적으로 농작물 피해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해 특별히 강조하는 시점에조차 일꾼들의 무책임성과 무규율성이 난무하게 된 데는 내각총리의 무맥한 사업태도와 비뚤어진 관점에도 단단히 문제가 있다”며 김덕훈에게 책임을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내각 총리가 관련보고서에서 안석 간석지의 논 면적이 올해 국가 알곡 생산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해당 지역 군부대의 토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책답지 못한 대책을 보고해놓고는 복구사업을 군대에 거의 맡겨놓다시피 하고 그나마 너절하게 조직한 사업마저도 요해해보면 피해 상황을 대하는 그의 해이성과 비적극성을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나라의 경제사령부를 이끄는 총리답지 않고 인민 생활을 책임진 안주인답지 못한 사고와 행동에 유감을 금할 수 없다”며 “내각총리의 무책임한 사업 태도와 사상관점을 당적으로 똑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 위원장은 간부들에 대한 처벌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지도 간부들과 지방의 행정경제 일꾼들의 무책임한 일본새에 강한 타격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둔감해 있다”며 “이번에도 군대가 전적으로 달라붙어 해달라는 자세이며 또 응당 그래야 한다는 식의 뻔뻔스럽고 불손하기 그지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당중앙의 호소에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경종을 경종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지적 저능아들, 인민의 생명재산안전을 외면하는 관료배들, 당과 혁명앞에 지닌 책무에 불성실한 자들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당 조직지도부와 규율조사부, 국가검열위원회와 중앙검찰소가 책임 있는 기관과 당사자들을 색출해 당적, 법적으로 단단히 문책하고 엄격히 처벌할 것을 명령했다.

특히 간석지건설국장과 관련해서는 “배수문 공사용으로 국가로부터 공급받은 많은 연유를 떼 내어 몰래 은닉해놓는 행위까지 했다”는 내용이 보도에 담기기도 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간석지건설국, 국가건설감독성,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남포시 국토환경보호관리국, 남포시 건설감독국 등에 내 대한 집중검열사업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김덕훈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맹비난을 퍼부은 것은 식량난 등 열악한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의 화살을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핵 개발로 인한 대북제재와 국경봉쇄 등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인해 초래된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내각에 전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문은 김 위원장이 허벅지까지 물이 차오른 논에 직접 들어가거나 젖은 옷을 입은 상태로 침수 현장을 둘러보는 사진을 공개해 직접 현장을 챙기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