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인물·에피소드로 북한과 소련의 관계성을 들여다보다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국민대 한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신간 ‘북한과 소련’ 24일 출간

표도르 째르치즈스키(한국명 이휘성)의 신간 ‘북한과 소련’ 표지. /사진=한울엠플러스(주) 제공

지금의 북한이 있기까지 소련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잊힌 에피소드와 인물들로 들여다본 표도르 째르치즈스키(한국명 이휘성)의 신간 ‘북한과 소련’이 24일 출간된다.

이 책은 1, 2부에 걸쳐 잊힌 에피소드와 인물들로 북한과 소련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 표도르는 “동아시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주일을 찾아보자면 틀림없이 1945년 8월 8일부터 15일까지의 일주일을 꼽을 수 있다”면서 “8일과 15일, 두 개의 수요일 사이에 중국, 한국, 일본의 역사가 결정됐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1945년 8월 붉은 군대 중령이었던 그리고리 메클레르(Григорий Конович Меклер)가 제1극동전선 사령관 메레츠코프 원수로부터 제88여단을 찾아 제1대대를 지휘하는 조선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명령을 받은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김일성의 옹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소련이 내세운 자들이었고, 북한의 소련화(化)나 사회주의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며 “북한은 사실상 소련대사관의 통치를 받는 위성정권으로 건국되었지만, 페레스트로이카(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 시대 이전의 소련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얻었다”고 설명한다.

한편 저자는 “북한 당국이 사회주의권이 붕괴에 관해 한 설명을 보면 주로 ‘반역자 때문에 붕괴됐다’ 혹은 ‘위대한 수령을 모시지 못해 붕괴됐다’ 등 두 가지 설명이 나온다”면서 소련 해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전한다.

이어 저자는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권이 붕괴되었지만, 북한은 왜 그들처럼 붕괴되지 않을 수 있는지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했다”며 “그때 북한 체제의 공식 사상을 보면 지상낙원의 공산주의 건설이나 민족주의보다 수령에 대한 숭배가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저자 표도르는 현재 국민대학교 한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그는 앞서 ‘김일성 이전의 북한’, ‘김일성 전기’, ‘The North Korean Army: History, Structure, Daily Life’ 등의 책을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