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지역서 흉흉한 사망 사건 이어져…화살은 北 당국으로

"전쟁 끝난지 70년이 넘었는데 먹는 문제 하나 해결 못 하고...”…불안 너머 불만 표출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평안북도 국경지역.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평안북도에서 한 주민이 굶주림 끝에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 사망 사건도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평안북도 태천군에서 절량세대(絶糧世代)로 분류됐던 한 가정의 50대 여성 A 씨가 사망했다.

몸이 불편해 일을 하지 못했던 A 씨는 절량세대로 분류돼 간혹 인민반에서 나눠주는 옥수수쌀을 받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끼니를 잇기 어려웠다고 한다.

A 씨는 결국 사망했는데, 인민반에서는 그가 굶어 죽은 것이 아니라 기존에 앓던 병이 악화해 사망한 것이라며 사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말 것을 당부했다.

소식통은 “굶주림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크고 사람들도 다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나 굶주림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을 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며 “굶주림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다른 지역이나 외부에 퍼지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평안북도 삭주군에서는 지난달 말 60대 남성 B 씨가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병 없이 비교적 건강하게 생활했던 B 씨가 며칠간 고열에 시달리다 돌연 사망하자 주민들은 코로나에 걸려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한다.

더욱이 지난달 1일부터 국경 지역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던 북한 당국이 최근 일상생활에서 마스크를 다시 착용할 것을 지시하자 주민들은 국경 지역에 코로나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B 씨 사망 직후 해당 지역 보건기관에서는 그가 독감을 앓고 있었으며 고령이었기 때문에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갑자기 멀쩡하던 사람이 고열이 나다가 죽었다면 당연히 코로나부터 의심하는 것 아니겠냐”며 “그래도 코로나라는 말을 입 밖에 낼 수는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원인이 의심되는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의 불안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정확한 상황 설명이나 대책 마련보다 입단속, 사안 축소, 은폐에 급급한 당국의 처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어떤 주민은 ‘전쟁 끝난 지 70년이 넘었는데 먹는 문제 하나 해결 못 하고 아직도 굶어 죽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게 말이 되냐’며 ‘이런데도 무슨 전승절이냐’고 비판하기도 하고 ‘국가에서 주는 것도 없으면서 하지 말라는 것만 늘어난다’거나 ‘차라리 전쟁이나 쾅 터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국경봉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흉흉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자 화살이 북한 당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