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서 다량의 한국 상품 나돌아…도매상인들 공개비판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 대대적 단속·검열…회수한 한국 상품 모아 불태워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전경.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주민들 사이에 한국 상품들이 대거 나돌자 북한이 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차원의 공개비판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의 여러 곳에서 중국을 통해 들어온 남조선(남한) 상품들이 갑자기 무더기로 주민들 속에 나돌자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가 도 안전국, 도 보위국과 합심해 검열을 벌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경북도에서는 무역일꾼들이 배로 실어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한국 중고 전자제품과 약품, 화장품 등이 주민들 속에서 인기를 끌고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무더기로 유통돼 촉수를 세우고 있던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가 단속에 나섰다.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는 도 안전국, 도 보위국과의 연계하에 7월 첫째 주 3일간 청진시, 김책시 등 여러 지역을 들이쳤고, 그중 김책시에는 20여 명의 검열 성원들을 파견해 주목되는 주민들의 집을 동시에 수색했다.

가택수색에서는 한국 기업 상표가 붙은 전자제품과 파스를 비롯한 약품, 화장품 등이 발견됐고, 추가 조사를 통해 김책시 시장들을 중심으로 한국 상품들이 다량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는 한국 상품을 넘겨받아 주민들에게 퍼뜨린 도매상인 4명을 체포하고 이튿날 곧바로 김책시의 한 강둑에서 도 안전국, 도 보위국 책임간부들뿐만 아니라 도내 사법 부문 일꾼들까지 전부 참가한 가운데 공개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먼저 회수된 남조선 상품들을 전부 모아놓고 불을 태웠고, 상품들이 모두 잿더미가 되자 붙잡은 도매상인 4명을 무대에 세워놓고 거세게 비판했다”며 “남조선 상품을 쓰거나 좋다고 말하는 것도 반동이고 남조선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유도해서 말을 입에 올리는 것도 반동 행위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4명의 도매상인들은 안전부에 넘겨져 예심을 받게 됐고, 이들과 연관된 주민들과 가족들은 각자가 속한 정치조직에서 비판서를 쓰는 처벌을 받거나 단련대에 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붙잡힌 도매상인들의 가족들은 어떻게든 잡혀간 가족을 살리기 위해 돈을 꾸러 다니기도 하고 집을 팔기 위해 여기저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