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남도 시장에 햇곡식 풀려도 주민 식량난 해결은 요원

밀·보리 가격 하락해도 옥수수보다 비싸 수요 없어…소식통 "주민들 생활난 벗어나지 못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월 24일 “전국의 많은 지역, 단위들에서 앞그루밀, 보리 수확을 결속(마감)하였거나 마감 단계에서 다그치고 있는 소식들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함경남도 함흥시 동흥산구역 부민농장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함경남도 시장에 밀, 보리 등 햇곡식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에 “최근 함흥시에서 햇곡식인 밀, 보리가 시장들에 공급급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옥수수보다 가격이 비싸 주민들의 생활에는 큰 보탬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흥시 시장들에서는 올해 수확된 햇곡식 물량이 풀리면서 밀, 보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예컨대 함흥시 금사시장에서는 지난 9일 기준 밀 1kg은 3800원, 보리 1kg은 4000원에 거래됐다. 햇곡식이 풀리기 전 시장에서 같은 양의 밀과 보리가 각각 4500원, 5000원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약 700~1000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뿐만 아니라 밀이 주원료인 밀가루도 8000원대에서 7000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장의 밀, 보리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밀, 보리 가격이 하락했다고 해도 1kg에 2000원대인 옥수수보다 비싸기 때문에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지금 주민들은 생활난 악화로 강냉이 쌀도 제대로 사 먹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리쌀은 소화가 잘돼 배고픔을 빨리 느껴 주민들이 잘 찾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밀 역시 빵이나 만두 등 음식을 만들어 파는 주민들에게나 필요하지, 끼니 해결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한 일반 주민들에게는 큰 수요가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다만 수확된 밀과 보리가 시장에 풀리면서 옥수수 등 다른 곡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같은 돈으로 조금 더 많은 양을 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햇감자 역시 최근 시장에 공급되고 있으나 감자 가격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9일 기준 함흥시 시장들에서는 감자 1kg이 1000~1200원에 거래됐다. 햇감자가 나오기 전 1kg에 1000~1500원이었던과 비교하면 사실상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셈이다.

소식통은 “햇곡식이나 햇감자가 시장에 풀려도 주민들의 식량 문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농사를 지은 농민들의 식량난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을 돈으로 구매해야 하는 도시 주민들은 여전히 심각한 식량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