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시도 걸리자 도주한 주민 2명 끝내 체포…숙박 검열 강화

열흘 넘게 산속 숨어 지내다 수색 중인 군 보위부에 발각…양강도 이동 차단 조치는 해제

투먼 양강도 지린성 국경 마을 북한 풍서 밀수 금지
2019년 2월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탈북을 시도하다 발각되자 도주했던 주민 2명이 끝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주한 남녀 주민 2명은 열흘 넘게 산속에 숨어 지내며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니다 지난 3일 수색 중이던 군(郡) 보위부에 체포됐다.

앞서 도 보위국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시·군 보위부들에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다 도주한 이들을 붙잡으면 즉시 상급 단위에 보고하고 바로 도 보위국으로 이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주민 2명은 붙잡힌 뒤 곧바로 도 보위국에 이송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과거에는 보위부에서 2~3일이라도 취급하다 이송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전적으로 도 보위국이 취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그만큼 국가가 주민들의 탈북 시도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체포된 주민들에 대해서는 무기형을 선고받거나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몇몇 주민들은 ‘그런대로 살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움직이냐’, ‘죽음을 무릅쓰고 (탈북을) 시도했으면 잡히지나 말지’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양강도 시·군들에서는 다소 느슨해졌던 숙박 검열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전언이다. 북한 당국은 풍서군 거주자인 이들이 김형직군으로 들어온 것임에도 숙박 등록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건을 미리 차단하지 못했다고 보고, 숙박 검열을 강화하도록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이번 탈북 시도 사건이 발생한 지역 인민반장은 인민반에 외부인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이유로 관할 분주소에 불려 다니며 비판서를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 지역 담당 안전원과 담당 보위원도 자신들의 관할 구역에서 탈북 시도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책임으로 각각 상급 단위에 불려 다니며 비판을 받고 있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이들도 무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도주했던 주민들이 붙잡히면서 양강도에 내려진 이동 차단 조치는 모두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본보는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지난달 22일 탈북 시도 사건이 발생해 양강도 경계 출입은 물론 시·군 간 이동도 임시 차단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탈북 시도하다 발각돼 도주…양강도 시·군 이동 임시 차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