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시도하다 발각돼 도주…양강도 시·군 이동 임시 차단

사건 발생한 23일부터 일주일째 주민들 불편 겪어…혜산에서는 "붙잡히면 총살형" 소문도

북한 양강도의 국경 마을.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에서 발생한 탈북 시도 사건으로 양강도 경계 출입은 물론 시·군 간 이동도 임시 차단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김형직군에서 지난 22일 남녀 2명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탈북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에 따라 23일부터 현재까지 양강도에서 다른 도로 출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시·군 간 이동도 차단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탈북 사건의 당사자들은 풍서군 거주자들로, 지난 20일경 김형직군에 사는 지인의 집에 방문해 국경 지역을 살폈고, 22일 새벽 2시경 탈북을 시도하다가 잠복 중인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적발됐다.

다만 이들은 당시 단속에 나선 국경경비대 군인들을 뿌리치고 달아났고,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형직군 주둔 국경경비대 252연대에는 23일부터 비상이 걸려 군관들이 일주일째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경계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당일 근무한 군인들과 직속 군관들은 도주한 이들을 잡지 못하면 무거운 처벌을 면치 못한다는 두려움에 이들을 찾는 데 사활을 걸고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23일부터 도·시·군 간 이동이 차단되면서 다른 지역에 나갔거나 다른 지역에서 들어왔던 주민들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돼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탈북 사건 보고를 받은 도에서는 주민들이 자기 사는 지역에서 일절 움직이지 못하게 이동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결국 2명의 주민을 잡겠다고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경 지역인 혜산시에서는 탈북을 시도하다 발각돼 도망친 이들이 붙잡히게 되면 총살형에 처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 일부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제발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중국으로 무사히 넘어갔기를 바란다’, ‘중국에 갔다고 해도 몸을 잘 숨겨 공안에 잡혀 다시 돌아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으로 국경 지역에 대한 통제가 또다시 강화되고 있고 양강도 보위국과 시·군 보위부들에서는 도주한 이들의 신상정보를 확보하는 등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며 “현재로서는 이동 차단이 언제 끝날지 정해진 게 없으며 이들의 행방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