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하기훈련 첫 끼 특식 공급 지시하고 이례적 검열·총화

올려보낸 특식 계획서와 다른 허술한 급식으로 1, 3군단 후방부 강하게 문제시돼

상륙훈련 중인 북한군.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캠처

북한군이 이달 1일부로 하기(하계)훈련에 진입한 가운데, 훈련 첫날 첫 끼를 특식으로 공급하도록 하면서 이례적으로 이에 대해 총화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하기훈련 첫 끼를 특식으로 공급하라는 총정치국, 총참모부, 국방성 후방총국의 공동 일일 명령서가 내려와 훈련 진입 첫날인 1일 부대별로 특별히 신경을 써서 첫 끼 식사를 보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공동 일일 명령서에 따라 각 군단에는 국방성 후방총국 책임 간부들이 파견됐고, 급식 결과는 1일 저녁 참모부 일일 명령 보고 체계를 통해 종합됐다”고 말했다.

북한군이 하기훈련(7월 1일~9월 30일)이나 동기훈련(12월 1일~3월 31일) 등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에 진입할 때 하루나 한 끼를 특식으로 공급하는 것은 일종의 관례로 자리잡혀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군 후방부문이 아닌 총정치국, 총참모부가 국방성과 공동으로 특식 제공에 관한 명령서를 발급하고, 더욱이 국방성 후방총국의 책임 간부들을 각 부대에 파견해 급식 상태를 검열하도록 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지난 1일 새벽 국방성 후방총국 책임 간부들이 1군단과 3군단 지휘부 직속 군인 종합식당의 훈련 첫날 아침 식사 준비 상태를 검열했는데, 하기훈련 첫날 특식을 공급할 데 대한 명령을 게을리 집행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했다.

앞서 1군단 후방부는 공동 명령서를 받고 입쌀떡, 찰떡, 돼지고기, 수산물, 5가지 각종 반찬 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서를 올려보냈으나 실제로는 백미와 잡곡을 5대 5의 비율로 섞은 밥 위에 기름 한 숟가락을 둘러주는 식으로 허술하게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3군단 역시 훈련 첫날 첫 끼 특식 계획서와 다르게 군인 1인당 규정된 밥의 양을 절반으로 조절하고 위에 속도전가루떡 2개씩을 놔주는 식으로 대처했다고 한다.

군인 급식 문제마저 부대별 자력갱생식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후방부문에서도 별수 없이 허위 보고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결국 이 두 군단 후방부는 계획서와 다르게 한 끼를 공급한 것으로 검열에서 심각하게 문제시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1, 3군단 후방부 일꾼들은 집행하지도 못할 형식적인 특식 계획서를 상부에 올려보낸 것으로 정치부에 불려 가 강한 사상투쟁의 분위기에서 총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