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하다 걸리면 총살에 가까운 처벌”…국경경비대 기강 잡기

지휘관들 역할 강조하며 사건사고 방지 총력…밀수꾼들도 살벌한 분위기에 촉각 곤두세워

평안북도 압록강변의 북한군 초소.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이 국경 지역에서의 밀수와 탈북 등 사건·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국경경비대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국경경비 25여단 4대대에서 지휘관 긴급회의가 열렸다”면서 “회의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군인으로서의 사명과 의무를 다해 국경 연선을 철통같이 지키도록 지휘관들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는 내용의 지시문이 내려옴에 따라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경경비대 지휘관들이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 사업에 힘쓰며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국경에서 밀수나 탈북 등 사건·사고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로 전면 차단됐던 밀수가 최근 들어 활발해지는 기미가 보이자 국경 보위의 일선에 있는 국경경비대의 기강을 바로잡아 이를 단속·통제하려 나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분석이다.

이번 회의가 있고 나서 25여단 산하 4대대의 한 중대에서는 지휘관이 근무조 군인들을 제외한 모든 군인을 집합시켜 ‘밀수나 탈북 행위를 방조해 돈벌이하다 걸리면 총살에 가까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요즘 밀수꾼들과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밀수할 기회만 노리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는 금, 은과 같이 부피가 작은 금속 밀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밀수꾼들은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서 언제는 (당국이) 하라고 해서 (밀수를) 했느냐는 말들을 하고 있다”며 “누가 선코를 떼느냐의 문제지, 한 사람이 시작하면 그 뒤를 이어 줄줄이 밀수에 뛰어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밀수꾼들은 국경경비대 내 조성되고 있는 살벌한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소식통은 “3년 넘는 국경봉쇄로 돈이 바닥나고 입에 거미줄을 치게 된 밀수꾼들을 더는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경경비대 군인들도 지금의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밀수 카바(커버)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