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물건을 날라주는 구루마(수레)꾼들이 단속돼 노동단련대로 끌려가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부터 혜산시 안전원들이 구루마꾼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이들이 물건을 날라주다 갑자기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게 되는 경우가 종종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1년 8차 당 대회 이후 이른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명목으로 길거리 장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노점상들과 연계돼 물건을 날라주는 구루마꾼들도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
운반비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구루마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로 밀무역이 차단되면서 돈벌이에 차질을 빚었고, 여기에 더해 당국의 단속까지 강화돼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에 일정 정도 돈을 바치거나 안전원의 비호 아래 물건을 나르는 소수를 제외하면 구루마꾼들은 대체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달 말 이틀 동안에만 혜흥동과 혜장동에서 10명 남짓한 구루마꾼들이 끌려갔는데 모두 생활이 어려운 이들”이라면서 “결국 힘없고 돈 없는 이들이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 단련대로 끌려가는 처지에 놓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구루마꾼들의 하루 평균 수입은 북한 돈 2000~3000원에 불과한데, 그마저 벌기 위해 나섰다가 단속돼 노동단련대에 끌려가는 경우가 적잖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돈벌이 수단이 마땅치 않은 구루마꾼들은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계속해서 나서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구루마꾼들을 비롯한 하부계층 주민들의 생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국가에서는 이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단속만 강화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