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시 “적이 바친 노획물 개성공단, 만가동 방안 연구하라”

강습회 통해 "인민생활 향상에 도움되게 만년대계로 꾸릴 것" 지시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과 개성 시내의 모습. /사진=연합

북한 개성시가 최근 하부 단위에 개성공단 전면 재가동을 향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2026~2030년)’ 안에 포함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단달 말 진행된 주요 기관 기관장, 당비서들 대상 집중 강습회에서 이 같은 지시가 하달됐다.

당시 개성시당은 향후 20년 내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일떠세울 데 대한 목표를 제시하면서 인민들의 소비품과 가공품들을 생산하는 데 있어 개성공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특히 중앙당에서는 다음 5개년 계획 작성을 기본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면서 “개성공업지구를 사회주의식으로 현대적으로 다시 잘 정돈하고 꾸려서 설비들이 만가동, 만부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연구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개성공단을 “적(남한)들이 우리에게 갖다 바친 노획물”로 특별히 지정하고, “인민생활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만년대계로 꾸리는 사업을 필수로 간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 쪽에서 전면 가동과 관련 여러 정황(버스와 인원 왕래 증가 및 잔해물 정리 등)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미뤄볼 때 사전 작업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개성공단 측에 남겨진 설비가 이미 낡고 오래된 것이라 정상 가동에는 상당한 공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부품이나 설비를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는 보도도 있는 만큼 대대적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정상 가동은 난제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개성시당은 이 외에도 ‘관광’ ‘인삼 수출가공공정’ 확충은 물론 ‘문화 시설’ 및 ‘농촌문화주택 건설’ 사업도 지적하고 나섰다.

아울러 “이 모든 분야에 힘을 넣어 20년 안에는 우리 개성 주민들이 노동당 만세를 부르면서 배부르게 잘 먹고 잘살면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이번 강의에 참가한 일군(간부)들 속에서는 “장군님(김정일) 때는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고 큰소리치고 이번에는 또 사회주의 지상낙원을 부흥시키겠다는데 별로 흥미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또한 이 소식을 접한 일반 주민들도 “당장 굶어죽을 판인데 20년이 웬 말인가”라면서 코웃음을 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