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에 의한 수감자 감시…정치범수용소에서 무슨 일이?

효울적 관리 위해 갈등·다툼 조장…특정 수감자 '관리수용자'로 지정해 통제 권한 주기도

북한 수감시설 일러스트레이션. /일러스트=DALL.E(AI 이미지 제작 프로그램)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에 수감자들 간 상호 감시 및 통제 체계가 구축돼 다툼과 갈등이 적잖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23일 “관리소 내에서 관리수용자와 일반수용자들 간의 갈등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고 일반수용자들끼리도 고발에 따른 시시비비 때문에 다툼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여기서 ‘관리수용자’란 본인도 같은 수감자 처지이지만 정치범수용소 실제 관리자인 보위원에게 제한된 권한을 부여받아 다른 수감자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이를 말한다.

보위원들이 수감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정 수감자를 ‘관리수용자’로 지정해 다른 수감자들을 감시 통제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감자에 의한 수감자 감시, 통제 시스템을 마련해놓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관리수용자를 지정하면 수용자들에 대한 정보를 더욱 구체적으로 획득할 수 있어 보위원들이 수용자를 관리하기가 한결 편해진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권한을 부여받은 ‘관리수용자’들은 보위원들보다 더욱 가혹하게 일반수용자를 감시하고 통제하기도 해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관리수용자는 보위원들보다 다른 수용자를 더 악착하게 감시하고 못살게 굴기도 한다”면서 “관리수용자가 일반수용자를 괴롭혀도 관리 요구에 반항해서 한 것이라고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일반수용자가 여기에 맞서면 크게 문제시 된다”고 했다.

관리수용자에게 맞선 일반수용자는 3일 금식이나 너비 1㎡, 높이 1m의 토끼장 감방 처벌을 받고, 행위에 따라서는 구역 조동(이동)이나 심한 경우 처형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권한을 위임받은 관리수용자에게 맞서는 행위를 보위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인식해 엄격하게 다루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구역 조동은 해당한 일반수용자에게 딱지를 붙여 다른 구역으로 이사 보내는 조치”라며 “그렇게 되면 이전 구역에서 받았던 것보다 2~3배의 압력이 가해져 올려 받친(반항한) 것을 후회하게 되고 죽기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2월 말 수성관리소에서 일반수용자 2명이 악질적인 관리수용자를 때려죽여 공개처형 당한 일도 있었다”며 “시체는 산에 버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듯 북한은 관리를 위해 수감자들 간의 갈등이나 다툼을 조장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이 수용자들 간의 싸움을 부추기면서 서로 때리고 고발하게 하는 일은 일상적”이라며 “관리수용자도 한 사람이 오래 하게 두지 않아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는 수감자들 간의 상호 감시와 견제를 통해 정치범수용소 내 질서를 확립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관리수용자를 자주 교체하는 것도 수감자들 간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