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행된 강제북송 소식이 중국 내 탈북민들에게도 퍼져 ‘한국행 포기’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3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여기(중국)에도 최근의 북송 보도가 빠르게 전달되면서 긴장과 공포에 사로잡힌 탈북민들이 많이 있다”면서 “한국으로 가려는 생각을 아예 포기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에 가다 잡히는 사람도 많지만, 무사히 한국에 도착한 이들도 있다’는 말이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에 돌면서 한국에 가는 안전한 선(브로커)을 찾으려 하는 탈북민들이 꽤 있었다.
탈북민들은 중국에서 불법체류자로 취급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호 조치는 물론 의료 등 적절한 복지 혜택도 누릴 수 없어 신분을 획득하고 안전한 삶을 살기 위해 중국을 떠나기로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지난해 10월 탈북민을 대거 북송한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효과를 봤다’고 평가하는 등 다소 안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또다시 강제북송과 관련한 보도가 나오고 중국 내 탈북민들에게도 이 내용이 전해지자 상황이 급반전됐다. 한국에 가지 않고 중국에서 살길을 찾겠다는 탈북민들이 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거주 지역의 공안들이 현재 취하고 있는 태도도 중국 내 탈북민들의 한국행 포기에 불을 지폈다고 한다.
소식통은 “‘죄를 짓지 않으면 너희(탈북민)를 체포할 이유가 없다’, ‘한국 가다 잡혀 바보처럼 북송되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공안의 말에 그냥 눌러앉겠다고 말하는 탈북민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탈북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11~13일 중국의 고위급 관료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회 상무위원장의 북한 방문 이후 중국 내 탈북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제북송에 대한 공포심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북중관계 회복세에 中 내 탈북민 ‘북송’ 불안감 극에 달해)
소식통은 “(공안이) 죄를 짓지 않으면 체포하지 않는다고 달래면서도 전화하면 무서워 말고 제때 받고, 오라고 하면 시간 맞춰 잘 오라고 하는데 누가 안심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중국에 사는 탈북민들은 언제 (북한으로) 잡혀 들어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계속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