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공장 노동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카드를 발행하게 하는 등 은행 이용을 강제화하면서 지방은행을 활성화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13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앙에서 하달된 금융 정책에 따라 양강도 내 모든 시·군들이 금융 정비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공장의 재정과는 은행과 협력해 노동자 대상 금융 교육을 실시하는 등 은행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실제 혜산강철공장 재정과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은행과 논의해 특정 장소를 정하고 노동자들이 1시간씩 금융 교육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를 통해 공장 재정과는 국가의 금융 통화 정책에 대해 교육하면서 5월부터 모든 노동자들의 은행 통장 개설을 의무화하고 통장 계좌와 연결된 카드도 만들 것을 지시했다.
특히 공장 재정과는 통장 및 카드 개설이 국가적 지시에 따른 의무 사항으로, 노동자들은 누구나 다 재정과에서 정해주는 시간에 맞춰 5월 초부터 무조건 은행에 방문해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시가 지방은행의 활성화 및 금융·통화 정책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국가 지방 발전 계획의 일부로, 지방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했다.
즉, 공장 노동자들의 은행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지방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공장 재정과는 공장 안에 소규모 금융 상담 사무실을 만들고 지방은행에서 나와 금융 거래와 관련된 종업원들의 일상적인 질문에 답을 해주도록 하기도 하고 공장 재정과가 직접 대신 답해주기도 하면서 ‘돈은 은행에 맡기는 것’이라는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같은 움직임은 혜산강철공장뿐만 아니라 다른 도내 공장·기업소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양강도는 이런 조치가 양강도 지역 사회 전체의 금융 체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돼 지방은행의 역할 강화와 지역 경제 발전의 첫머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에 공장 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한 카드는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에 신용카드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카드 연결 계좌에 들어있는 금액만큼만 사용이 가능한 직불카드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