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이혼이 비정상적인 요소로 간주돼 이혼 가정의 아이들까지 또래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우리나라(북한)에는 ‘가정은 사회의 한 세포이고, 세포를 어떻게 잘 운영하는가에 따라 인민 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기초가 달려있다’는 등 여러 수령님(김일성) 유훈 교시가 있다”면서 “그래서 이혼은 가정의 해체이고 비정상적인 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때문에 이혼 가정은 사회적 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여겨지고 특히 이혼 가정의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사이에 잘 끼지 못하거나 학교에서도 발언권을 잃는 등 차별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사회 전체를 하나의 가정으로 인식하며, 수령·당·인민의 관계를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의 관계와 같다고 보는 ‘사회주의 대가정’ 이념을 강조하고 있다. 즉,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서 가정은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담보 요소가 되기 때문에 이혼은 단순히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 사회적 문제로 여기고 있다.
그런 이유로 부모가 법적으로 모두 존재하는 가족 형태만이 유일한 가정의 개념으로 용인되며, 한부모 가정이나 비혼 가정 등의 가족 형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이혼한 사람들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한심하고 낙후한 행위를 벌인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낙인찍힌다”며 “가정 혁명화가 사회 혁명화이고 가정의 구성원 개조가 사회 인간 개조라는 당 정책 기조가 굳건해 간부들도 이혼하면 가정 혁명화를 제대로 못한 대상으로 돼 더 높이 올라가거나 더 중요한 직책을 맡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회적인 차별과 멸시, 불이익에도 이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소식통은 “남녀의 바람보다는 이제는 지금은 경제적 문제가 제일 큰 이혼 사유”라고 말했다. 북한 여성들이 가정 내에서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남편과의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은 “가장 구실을 못하는 남편과 헤어지면서 자신이 벌어왔던 재산을 찾겠다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재산 나눌 때는 흡사 전쟁과 같다”고 했다. 북한 가족법은 재산 분할(39조)을 합의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쌍방 합의로 원만하게 재산 분할이 이뤄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런 상황에 이혼한 북한 여성들의 재혼율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재혼은 남성들이 잘하는 편”이라면서 “여성들은 재혼해 남편 먹여 살리기에 평생을 바칠 바에는 돈을 모아서 눈치 안 보고 잘 사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해 자식이 없으면 형제자매나 조카에게 돈을 조금 주면서 나중에 죽게 되면 자기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