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원·달러 환율이 북한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주도 무역을 확대하려는 북한 내부 움직임과 연관된 결과로 풀이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기준 평양에서 1달러는 북한 돈 8400원에 거래됐다.
보름 전인 지난달 16일 평양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이 801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87% 오른 것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도 북한 원·달러 환율이 비슷한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기준 신의주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60원으로 보름 전 가격보다 4.24% 상승했다.
양강도 혜산의 북한 원·달러 환율(8350원)도 신의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원·달러 환율이 2주 만에 4% 이상 상승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지난해의 경우 7월 말 북한 당국이 중앙당 및 국방성에 소속된 대형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무역 준비 지시를 하달한 이후 달러 환율이 보름여 만에 15%가 급등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북한 원·달러 환율 주요 도시서 모두 8000원대로 급등…왜?)
이런 가운데 북한 원·위안 환율도 평양, 신의주, 혜산 모두 2주 전보다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상승폭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
지난달 30일 기준 평양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1210원으로 지난달 16일보다 0.83% 상승해 보름 전 조사 가격과 큰 차이가 없었다. 양강도 혜산의 원·위안 환율(1230원)도 평양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신의주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1250원으로 지난달 16일 조사 가격인 1190원보다 5.04% 상승했다. 신의주의 위안 환율 상승률이 평양이나 혜산보다 6배 이상 높은 셈이다
신의주의 북한 원·위안 환율 상승률이 유독 높은 것은 신의주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육로 무역 재개와 관련된 조치 때문으로 해석된다
본보의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의주 세관에 화물트럭 등 육로 교역 준비와 관련된 북한 당국의 지시가 하달됐고, 평안북도 당위원회는 신의주에서 활동하는 무역일꾼을 대상으로 무역법 및 세칙을 설명하는 무역 강습을 진행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신의주-단둥 간 도로 완전 개통되나…차량 운행 정상화 ‘촉각’)
한편, 올해 들어 북한과 중국의 교역량이 코로나 이전 수준만큼 회복되면서 코로나 시기 나타났던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의 왜곡이 해소된 상태로 파악된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중 교역액은 4억 8000여만 달러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의 95% 수준이다.
코로나 시기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북한 내 외화 환율은 달러와 위안화 모두 크게 하락했는데, 당국이 허가한 공식 무역에서 거래가 주로 달러로 이뤄지면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북한 원·위안 환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북한에서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이 10위안까지 치솟은 바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북한에서 위안화 가치가 달러의 1/6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시기 위안 환율이 달러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10수준이 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교역량이 증가한 데다 신의주를 통한 화물열차 교역의 증가와 평안북도, 함경북도 등에서 밀수가 이뤄지면서 북한 원·위안 환율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은 6.9184위안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기준 북한 내에서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이 6.9421인 것과 비교할 때 국제 시세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