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무역 거래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달러 환율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의 경우 국경 지역에서 밀수가 지속되면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다음 날인 지난 16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8010원으로 조사됐다. 2주 전인 이달 3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 8210원보다 2.4% 하락한 것이다.
신의주나 혜산 등 다른 지역도 이와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16일 신의주의 원·달러 환율은 8020원으로 지난 3일 조사 가격보다 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북한 원·달러 환율 하락은 당국의 무역 지시와 과제가 태양절 직전에 집중돼있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북한 당국은 태양절을 계기로 선물 마련을 위해 각 기관 산하 무역회사에 수입품 조달 지시를 집중적으로 내리기 때문에 연초부터 4월 초순까지 외화 수요가 많아지고 태양절 이후에는 외화 수요가 다소 떨어진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제 시세에서 나타나는 달러 약세가 북한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달 5일 104.521093에서 지난 16일 101.203으로 2.4%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북한 원·위안 환율은 태양절 이전인 이달 초 환율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평양의 원·위안 환율은 1200원으로 조사돼 지난 3일 1180원보다 20원 상승했다.
신의주나 혜산 등 다른 지역의 북한 원·위안 환율도 이달 초 조사 가격과 비교할 때 10~20원의 등락을 보이는 등 2주 전 가격이 유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북한 당국의 지시와 허가를 받고 공식 무역에 참여하는 회사들의 경우 거래에서 주로 달러를 이용하지만, 평안북도·양강도·함경북도 등에서 비공식 무역을 하는 경우에는 중국 대방(무역업자)과 위안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원·위안 환율은 당국의 무역 지시 여부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복수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중 국경 지역의 경계 태세가 다소 느슨해짐에 따라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 약초, 석탄, 알루미늄, 구리, 염소, 양, 토끼 등 거래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북중 국경 지역서 밀수 급증…광물·약초·가축 거래 활발)
이와 관련해 북한과 중국의 지난 1분기 교역액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중국 해관총서(세관) 발표에 따르면 3월 북중 교역은 1억 5846만 달러(한화 약 20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1% 증가했다.
올해 1~3월 누적 교역액은 4억 8585만 달러(약 6406억원)로 작년보다 147% 증가했으며,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95%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랴오닝(療寧)성에서 활동하는 무역회사들이 중국 해관으로부터 북한을 육로로 오갈 수 있는 ‘도강증’을 발급받은 상태여서 중국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화물트럭 운행이 곧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中 화물 트럭 기사들 ‘도강증’ 받아…육로 무역 완전 재개 임박?)
화물 트럭 운행이 재개된다면 북중 교역량이 현재 수준보다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경 연선에서 이뤄지는 비공식 무역도 현재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