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정찰총국 소속 군관과 노동자가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공개 처형됐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21일 “불순 편집물을 만들어 군인과 주민들에게 돌려가며 보도록 조장한 정찰총국의 한 군관과 이에 가담한 정찰총국의 노동자 한 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전했다.
처형된 두 사람은 5촌 형제지간으로, 동생이 정찰총국에 오게 되면서 형도 정찰총국 노동자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처형은 지난 7일 오후 2시 형제산구역에 있는 정찰총국 본부 사격훈련장에서 정찰총국 군관, 군인들이 모인 가운데 집행됐으며, 이들의 가족들은 이튿날 새벽 화물차에 실려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고 한다.
정찰총국 본부 사격훈련장에서의 공개처형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은 처형 직전 이들이 저지른 행위들을 ‘정치적 만행’이라며 조목조목 지적했는데, 이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미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독일·베트남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소식과 자동차·휴대전화 유형, 거리풍경 등이 담긴 파일을 만들어 근무할 때마다 파일을 돌려가며 보고 다른 군인들과 주민들에게도 돌렸다.
또 가택수색에서는 40여 권의 한국 도서 파일이 컴퓨터에서 발견됐으며 이불장 속에 숨겨져 있던 외장하드에서도 국제정세와 사진, 그림 등 잡화 파일이 발견됐다.
소식통은 “동생이 올해 1월에 간부사업(인사)으로 정찰총국으로 오게 돼 집도 이사를 왔는데 인민반에서 이 가정이 다른 세대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아 보위부에 의뢰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고 말했다.
인민반에서는 이 가정이 낮에는 집에 아무도 들이지도 않고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고 조용하다가 밤이면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등하관제(燈火管制,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가리거나 끄는 일)를 해놓는 것에 수상함을 느껴 보위부에 제기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가정에 대해 유달리 질투심을 보였던 한 여성 주민이 자진해 감시를 맡아 한 달 동안 잠복해서 수상한 점들을 매일 수첩에 기록해 보위부에 보고했고, 보위부는 이를 바탕으로 불시에 형의 집까지 함께 들이쳐 가택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정찰총국은 이 사건이 일어나자마자 속전속결로 공개처형했다”며 “정찰총국은 말 그대로 적들의 심장에 비수를 찌르고 정보를 탈취해오거나 와해시키는 집단인데 그런 집단에서 사상적으로 변질한 인간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시범으로 보여주는 차원에서 급속히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정찰총국이 외국 정탐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세계를 환하게 꿰뚫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실감하는 사실인데 이번에 이 2명이 몰린 것은 본토 정찰총국 사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조동돼 왔기 때문에 지반이 없어 맹목적인 먹잇감이 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