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지역서 밀수 급증…광물·약초·가축 거래 활발

국경 경계 태세 다소 느슨해져…소식통 “밀수 단속해야 하는 국경경비대도 직접 가담해"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중 국경 지역의 경계 태세가 다소 느슨해지면서 밀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 약초, 가축 등 밀수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순부터 압록강 일대에서 개인 밀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북중 양측은 주로 야간에 배를 이용해 밀수품을 거래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낮에도 밀수가 이뤄지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북한 밀수꾼들이 중국에 넘기는 물건은 석탄, 알루미늄, 구리 등 광물류와 약초류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염소, 양, 토끼, 닭 등 살아있는 가축 밀수도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 밀수꾼이 중국 측에 넘기는 가축의 가격이 중국 시장 가격의 1/3 수준이기 때문에 수요가 높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염소는 한 마리에 500위안에 거래되는데 이를 중국 시장에서 되팔 때는 1500위안을 받을 수 있다. 또 양은 한 마리에 800위안, 토끼는 30위안에 거래되는데 이를 되팔 때는 각각 2000위안, 80위안가량을 받는다”고 말했다.

북한 물가가 중국에 비해 워낙 싸기 때문에 밀수가 성사되기만 하면 ‘남는 장사’라 북한과 밀수하려는 중국 업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반대로 중국 업자들도 북한에 다양한 물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맥주, 과자, 햄, 오리훈제구이 등 식료품 수요가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최근 북중 국경 지역에서 개인 밀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양측이 국경 경계 태세를 다소 완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여전히 접경지역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완충지대 출입증과 같은 증서를 지참해야 하는 등 통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밀수하다 적발된다고 하더라도 이전처럼 그 자리에서 총을 쏘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20년 국경을 봉쇄한 직후 중국 변방대에 중국인이 북한 인접 지역에서 활동을 자제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통보문을 발송했다. 특히 북한은 해당 통보문에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접경지역에서의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 총기 사용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단독 입수] 中변방대, 자국민에 ‘北, 총기사용 허용 알려와’ 경고)

실제로 지난 2020년 5월 중국 창바이(長白)현 압록강변에서 밀수하려던 50대 중국인 남성이 북한 국경경비대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밀수 현장이 적발되더라도 국경경비대에 뇌물을 주고 무마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밀수를 단속해야 할 국경경비대가 직접 밀수에 가담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밀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공안은 북조선(북한)과 불법으로 무역 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고액의 벌금을 부과해 업자들이 쉽게 밀수에 나서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단속 자체가 느슨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국경 통제와 단속이 여전하지만, 밀수로 이윤을 챙기려는 사람이 많고 북한 국경경비대 역시 이에 깊숙이 가담하고 있어 향후 밀수 행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