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덕지구 일부 주민들 형편없는 입지에 새집들이 거부

새집 배정 받았지만 들어가지 않으려 해… "하나를 건설해도 질, 편의성 보장돼야"

함경남도 검덕지구 광산마을들에 들어선 살림집(주택)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함경남도 검덕지구에서 새 주택을 배정받은 일부 주민들이 새집들이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최근 검덕지구 주민들에게 새 주택이 배정됐지만 주택 요건이 부실해 일부가 새집들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대표적 광물 생산지인 검덕지구는 지난 2020년 태풍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봤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수해를 입은 검덕지구를 찾아 시찰하면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매년 5000세대씩 총 2만 5000세대 살림집을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검덕지구 일대에 대규모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했고, 검덕지구 신축 주택 입사(입주)모임 등 새집들이 행사와 관련한 북한 매체 보도도 여러 차례 나오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검덕지구에 건설된 새 주택은 수해를 입은 주민 세대뿐만 아니라 낙후한 주택에 살고 있어 수해가 발생하면 직격탄을 입을 수 있는 주민 세대들에도 배정되고 있다.

그러나 새 주택을 배정받은 일부 주민들이 주택의 완성도가 낮고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새집들이를 거부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살림집들을 깊은 산골짜기에 건설하다 보니 대부분이 음지에 있는 데다 교통도 상당히 불편하다”며 “그래서 일부 주민들은 산골짜기에 들어갈 바에는 조금 보수해서라도 원래 살던 집에 살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덕지구의 주민들은 새집보다는 입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 검덕지구 주민은 “새로 지어진 살림집 뒤는 나무도 없는 벌거벗은 산이라 비가 오면 당장 돌벼락을 맞을 것 같고 겉만 멀쩡하지 안은 질이 보장되지 않아 벽에 금이 가고 한심하다. 그리고 장마당과도 거리가 멀어 아무리 새집을 배정받아도 가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소식통은 “살림집들을 건설하는 것은 좋지만, 검덕지구와 같이 집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없다면 자재와 인력을 낭비하는 것밖에 더 있겠느냐”며 “하나를 건설해도 질과 편의성이 보장된 주택들을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