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양절 전후 나흘간의 빼곡한 행사 일정표 내려보내

14일부터 17일까지 휴식 없이 영화 문헌 학습, 충성의 노래모임, 충성의 선서 모임 등 일정 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웅변모임이 전날(13일) 인민문화궁전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각각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숨 쉴 틈 없는 정치행사들을 조직하고 명절 전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포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예년과 달리 올해 태양절을 전후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매일 진행할 일정들을 꼼꼼하게 짜고 개별, 단위별 정치행사 일정표를 청년동맹 이상 모든 주민에게 내려보냈다.

이에 따르면 14일 오전에는 모든 기관, 단위에서 국기 게양식이 열리며 오후에는 김일성의 위대성을 띄우는 관련 영화 문헌 학습과 조직별 기념강연회가 진행된다.

태양절 당일인 15일에는 아침 일찍 기관, 단위, 세포, 조직별로 5인 이상씩 동상이나 유화 작품, 모자이크 벽화, 영생탑, 사적비 등에 꽃다발 및 꽃바구니를 증정하고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하고, 이후에 조직별 또는 가족별로 모여 4·15 기념특집 방송을 청취하거나 단위별 충성의 노래모임을 갖는다.

이튿날인 16일은 통상 하루 휴식했지만, 올해는 집체 영화 관람, 기념사진 촬영, 충성의 노래모임 관람 등의 일정이 쉴 틈 없이 짜였다.

또 17일에는 오전 7시 30분 전국 모든 기관 기업소, 학교 등 조직들에서 충성의 선서 모임을 가진 뒤 오전 중 명절로 인해 미뤄진 토요일 일정(생활총화, 집체학습 및 강연 등)을 모두 진행하며, 오후에는 정상적인 일과를 보낸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도내 시·군 당위원회를 통해 예년에 없이 빼곡하게 짜인 일정표를 내려보내면서 주민들을 이렇게 들볶는 것은 명절에 휴식하면 모여앉아 술을 마시고 정부를 비난하거나 싸움판을 벌이는 등 비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 내린 지시라고 노골적으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도당은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모여앉아 잡념에 사로잡혀 불필요한 말과 행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집체적인 행사를 많이 갖도록 조여야 사회에 건전한 생활 기풍을 확립할 수 있고 명절 기간에도 단 한 건의 사건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