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가요대열합창 행사 지시에 적위대 복장 ‘품귀’ 현상 일어

군 후방서 관리하는 군복용 천마저 시장에 나돌자 도 군사위원회까지 나서 단속·처벌 주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미제와 괴뢰 역적패당의 무분별한 반공화국 압살 책동을 단호히 징벌하기 위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과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이 지난 3월 22일과 23일 전국 각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전국에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뒤 적위대 복장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시장에 군품이 나돌아 문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하순 전국각지에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 지시를 내리고 주민들에 전시(戰時)용 복장을 착용할 것을 강조하면서 시장에 적위대 복장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소식통은 “전 주민에 적위대 복장을 구비하라는 지시가 떨어지니 전국 방방곡곡에 적위대 복장 바람이 불어 시장에서 국방색 천이 싹쓸이되고 없어서 못 파는 광경이 펼쳐졌다”며 “거의 모든 주민이 다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 행사에 참가하는 판이니 빌려 입을 데도 없어서 적위대 복장 난(亂)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시장 장사꾼들은 수소문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군복 천 등 군품을 끌어들였고, 실제 군품이 시장에 나돌면서 날개를 단 듯 2~3배 비싼 값으로 팔려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은 즉시 노동당 황해남도 군사위원회에 보고됐고, 도 군사위원회는 곧바로 도 안전국에 군품이 부정하게 시장에 흘러 들어가 거래되는 사태를 재빨리 수습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도 군사위원회는 장마당에서 모자, 천필(필로 된 천) 등 군품을 판 장사꾼들을 시범으로 잡아들일 것을 지시하면서 이들을 ‘나라가 어려운 때 자기 잇속만 채우는 벌레 같은 인간들’이라고 낙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 5일부터 부정한 경로로 시장에 군품을 사고팔아 개인적으로 이익을 챙기는 등의 비리 행위 단속 사업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 안전국은 전시가요대열합창행진을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자마자 4군단 후방사령부 국방색 천 여러 필이 비밀리에 시장에 팔리고, 이를 통해 적위대 복장을 제작한 주민들이 떼돈을 번 동향을 파악했다”며 “연관된 주민들을 모두 조사해 단련대에 보내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4군단은 군복 천필을 시장에 넘긴 후방 부문 책임 군관들을 군법으로 다스리고 이를 사건화해 문제가 된 후방 부문 책임 군관들을 철직, 제대시키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