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생활난에 처한 유치원 교사들이 원생들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최근 청진시 유치원 교사들은 생활난으로 도시락을 준비할 형편이 안 되자 원생들이 점심밥으로 준비해온 도시락을 조절해 자신들의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난, 식량난이 심화하면서 현재 일부 유치원 교사들은 원생들의 도시락에서 1/3을 덜어내 점심 한 끼를 때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유치원 교사들에게 가끔씩 10일분의 식량 공급이 이뤄졌고, 식량 공급이 없더라도 학부모들이 자식을 잘 봐달라는 의미에서 찔러주는 뇌물로 그런대로 생활을 해왔으나 코로나 후에는 식량 공급도 없고 학부모들도 생활고를 겪어 촌지를 받기가 어려워지자 생활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런 실정에 근래에는 유치원 교사들이 원생들의 도시락으로 한 끼를 때우는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원생들의 도시락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하면서 교사들이 원하는 반찬을 준비해오도록 유도하기까지 한다는 전언이다.
실제 청진시 수남구역의 한 유치원에서는 달에 한 번 점심 도시락 평가전을 벌여 학부모들의 원성을 자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운 형편에 도시락을 보장하기도 힘든데 교사들의 도시락 평가 때문에 일부 원생들이 유치원 등교를 거부하거나 맛있는 반찬을 싸달라고 생떼를 쓰고 있어 학부모들이 유치원 교사들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유치원은 학령 전 아이들의 심신 발달을 위한 교육 기관이지만, 지금은 유치원이 아이들의 심신 발달을 저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교사들의 눈치를 보거나 교사들에게 아부하는 것부터 배우는 현실에 학부모들은 비통함을 금치 못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 대한 식량 공급이 없으니 그 몫이 학부모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진정으로 아이들을 ‘나라의 왕’으로 여기고 제대로 교육하려면 교사들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시급히 해결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