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함경남도에서 노인들이 심각한 생계 위협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최근 영광군에서 식량 부족으로 노인들이 혹독한 생활난을 겪고 있다”면서 “노인들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는 노인들이 그 누구보다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소소하게 길거리 장사를 하거나 자식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닥친 경제난에 이마저도 현재는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식량이 끊긴 ‘절량세대’나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60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에는 공로에 따라 한 달에 북한 돈 700~1400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시장 쌀 1kg 가격이 6000원대에 형성돼 있는 북한에서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으로는 쌀 100g~230g 정도밖에 살 수 없어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는 60세까지 직장을 다니다 퇴직한 노인들에게만 지급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은 더더욱 생계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이런 실정에 대부분의 북한 노인들은 자식들에게 기대거나 길거리에서 여러 가지 장사를 해 번 돈으로 생활을 유지해 왔으나, 코로나 후에는 북한 당국의 길거리 장사 통제로 돈벌이를 할 수 없게 됐고 출가한 자식들의 생활도 녹록지 않아 도움을 받지도 못하게 되면서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요즘은 노인들이 자체로 벌이를 하지 못하면서 생활 형편이 얼마나 어려운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라면서 “젊은이들은 굶주린 배를 채우려 하다못해 도둑질이나 강도질에 나서지만, 노인들은 할 수 있는 게 없고 돈 나올 구멍도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영광군에서는 혹독한 생활난에 시달리던 노인 부부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민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 노부부는 자식들을 키워 출가시키고 둘이서 자체의 힘으로 살아왔는데, 코로나 발생 후 3년 넘게 생활고에 시달려오다 지난 1월 남편이 결핵에 걸리면서는 더욱 형편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돈이 없어 잘 먹지도 못하는 데다 제대로 된 치료도 하지 못하면서 남편의 병은 더 악화했고, 그런 남편의 옆에서 수발하던 아내도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을 겪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들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노인들의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으며 일부 노인들은 몇 날 며칠을 굶은 채 눈 뜬 송장처럼 누워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이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마땅한 대책이 없어 주민들도 안타까움과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