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은이 딸 김주애(2013년생)를 군(軍) 관련 행사에 자주 대동하고 나오면서 후계문제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누이-올케’ 간 미래권력을 둘러싼 갈등설도 얘기한다. 흥미롭다.
‘포스트 김’ 이슈는 김정은의 30대 나이, 국가적 건강관리 시스템 등을 고려해볼 때 그다지 시급한 주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김정은 후계자 문제가 신변이상설과 함께 수시로 이슈화되고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 평가해 보는 것도 의의가 있다.
후계 개념
먼저 후계 개념부터 정의해 보면, 후계란 김정은이 ▲계승자를 지정하여 자연스럽게 권력을 물려주는 상황이다. ▲혹시 사정상 계승자를 내정하지 못하고 신변이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차기 권력자가 김정은 정책 노선 계승을 표방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정은정권 타도를 목표로 한 쿠데타, 민중봉기의 경우에는 혁명 주도세력이 체제이념과 권력구조 방향을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변경할 것이므로 이 글의 논의에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핵심 고려점
김정은 후계문제를 생각할 때는 ▲북한 특수성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유일지도체제 특성상 ‘후계’라는 단어는 함부로 꺼낼 수 없는 일종의 금기어(禁忌語)이다. 오직 김정은 머릿속에만 있다.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법률과 제도 ▲권력층과 사회 저변 환경 ▲후보자 직위와 역할 ▲정치적 자질 등을 생각해 볼수 있다.
첫째, 북한의 유일영도체계 확립 10대 원칙을 보면, 제10조 2항에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을 백두의 혈통으로 영원히 이어 나가며”라고 명시하여 김씨 일가로의 세습을 명문화하고 있다. 동 조항은 김정은이 집권한 직후인 2013년 6월에 관련 조문을 새로이 삽입한 것이다. 따라서 후계자는 김일성 가계에서 나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둘째, 후계자론에 따르면, 후계자는 수령의 피를 이어받은 인물 가운데 새세대, 즉 다음 세대에서 나와야 한다. 북한은 수령의 피를 단순히 혈연 차원이 아니라 수령의 혁명사상을 계승하는, 즉 사회정치적인 것으로 포장했으나 실제는 물리적 핏줄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로 규정한 것은 지금 권력층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들을 원천 배제하기 위한 속셈이다.
셋째, 노동당(수령)이 모든 것을 지도하는 당 우위 국가체계라는 점도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 따라서 수령이 지명한 당 인물이 후계자가 되는 것이다. 정부나 군의 인물은 직책이 아무리 높고, 조직이 방대해도 노동당의 하수인일 뿐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군은 자유세계와 달리 수령과 당의 부속품일 뿐이다.
넷째, 권력층 내 정치문화와 사회저변의 문화적 환경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이다. 지금 북한 권력층 인물들은 수많은 숙청 속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이다. 그들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횡적 연계를 가지거나, 야심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는 건 곧 죽음이고, 개인의 죽음을 넘어 가문이 멸문지화(滅門之禍) 당한다는 것을 70여 년의 숙청사를 통해 교훈을 체득한 인물들이다. “당정군 간부들은 혹시 취중이나 잠꼬대하다가도 말실수를 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탈북민의 증언이 이를 생생하게 입증해 준다.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이 김여정에게 상석을 양보하려 하고, 북한군을 대표하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만인들이 보는 앞에서 김정은에게 무릎 꿇고 입을 가리고 얘기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사회이다. 이들은 도전보다는 면종과 공생, 체면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김정은이 3대, 4대로 세습하면 자기들도 똑같이 대물림할 수 있어 좋아하는 부류들이다.
북한 사회의 모습을 좀 더 단순하게 표현하면, 김정은만 3대 세습을 한 게 아니다. 권력층 인물을 비롯 200만 평양시민들도 세습을 하고 있는 나라이다. 이들은 김정은을 지지하며 갖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리고 좋은 직장, 좋은 생활환경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있다. 일종의 악의적 운명공동체, 공생관계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일반주민들은 김정은을 비롯한 로열패밀리 문제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북한 주민들은 우리 사회와 달리, 지도자 신변 문제에 대해 알면 도리어 위험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과거 김정일의 두 번째 부인인 성혜림의 친구였다는 사실만으로 요덕수용소로 끌려가 짐승처럼 생활하다가 탈북하였던 무용수 김영순 씨의 증언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경제난도 지도자 잘못이라기보다는 중간 간부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민심 수습이 필요할 경우 간부들을 세도주의, 관료주의, 부정부패 등의 죄목을 씌워 수시로 공개처형하는 것이다. 일반주민들의 관심은 오직 하루를 잘 살고, 자식들을 어떻게 잘 키워내는가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직위와 역할, 정치적 자질도 중요하다. 후계자가 되려면 당이나 군의 핵심 포스트에서 후계수업을 받거나 주요 직책에서 활동해야 한다. 특히 김정은은 후계수업 기간이 짧았지만 당과 군을 물론 체제 보위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김정은 아들이 유력 후보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누가 김정은 이후 최고권력자가 될 것이냐를 살펴보겠다. 위에서 본 5가지 조건을 완전하게 충족하는 인물은 없다. 그렇지만 가장 근접한 인물은 김씨 일가 중에서 김정은과 한세대 차이가 나는 인물, 즉 김정은의 아들밖에 남지 않는다. 나이나 경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가 중심이 되어 하나하나 만들어 가면 되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22살인 1964년도에 당 조직지도부에서 후계자 수업을 시작했다. 김정은도 24살인 2008년경에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연히 제왕학 교육은 어린 시절부터 별도로 받아왔다. 이런 사실은 2001년 7월 김정일이 러시아 방문 시 “밑의 둘을 한 10년 정도 교육 시켜 후계자로 삼겠다”고 직접 말한 데서 알 수 있다. 김정일을 밀착 수행한 폴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가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김정일과 나눈 대화는 “김정일이 이미 2000년대 초부터 김정은을 후계자로 고려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사해주고 있다. 당시 김정은의 나이는 17살이었다.
왕조국가의 국왕 즉위 사례도 큰 시사점을 보여준다.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을 왕조국가에 비유하고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고 있지만 신정체제이며 왕조국가이다. 왕조국가에서는 즉위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500여 년간 이어진 조선왕조에서 8세에 즉위한 헌종, 11세에 왕위를 물려받은 순조 등 약 절반가량이 10대 이하다. 대표적 성군인 세종대왕도 22세에 즉위하였다.
김정은 딸과 김여정은 한계가 명확
지금부터는 김주애·김여정을 비롯 김정철, 김평일, 김경희 등 다른 백두혈통 인물들이 후계자가 될 수 없는 이유, 그들의 한계에 대해서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다.
①김주애
먼저, 이번에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정은의 어린 딸은 어떨까? 백두혈통에 다음 세대이니 자격요건은 당연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사한 선례가 없다. 새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김주애 앞에 놓인 장애(hurdle)는 엄청나다. 유교적 문화가 뿌리 깊은 북한 사회에서 여자라는 큰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팽배한 곳에서 ‘여성 수령’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다. 특히 김주애로 승계가 되면 4대에는 문제가 없지만 5대가 되면 다른 성(姓)으로 권력이 이양될 수 있다. 백두혈통으로의 영구 승계 원칙에 위배된다.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당면해서는 무엇보다 막후에서 제왕학 수업을 받고 있을 오빠와 현재·미래의 실세 고모 김여정을 넘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점지될 개연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지금 김주애의 역할은 일종의 ‘카메오’(cameo: 영화나 드라마에 시선을 끌기 위해 단역으로 잠깐 출연하는 유명인사)라고 할 수 있다.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면 지금처럼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막후 후계수업이 먼저다.
김주애의 군 관련 행사 등장은 ▲북한의 핵보유국 정당성 선전 쇼에 대한 주목을 끌면서 ▲또 한편으로는 대북제재 논의를 흐리게 하는 이중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핵무기가 단순히 군사용을 넘어 ‘미래세대’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라는 것과 함께 4대 세습의 정당성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려는 고도의 선전선동술일 뿐이다.
이 같은 김정은의 ‘비정한 아버지’로서의 행보는 극적 연출효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핵불포기, 미래세대 배려 부각’ 등의 성과를 거두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로열패밀리에 대한 신비감 퇴색’ ‘김정은 리더십 손상’, ‘후계문제에 대한 억측 자극’과 같은 문제점을 양산하는 자충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②김여정
김여정은 어릴 때부터 밥상머리 사교육과 스위스 해외 유학 시절 내내 김정은과 늘 붙어서 생활한 정서적 동반자다. 그리고 지금은 정치적 동반자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김여정이 대남·대미 문제에 관해 직접 발언하는 동향으로 볼 때 가칭 “사회주의강국 건설 상무조”와 같은 T/F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지 않나 하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김여정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 첫째, 후계자는 다음 세대, 새세대 인물이어야 한다는 세대교체론과 상치된다. 북한은 동일 세대 인물이 후계자가 되면 권력 누수는 물론이고 권력투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둘째, 여자라는 신분과 특히 결혼 후 5대 지도자의 성(姓) 변경 개연성 문제는 김주애 경우와 똑같다.
셋째, 현재 당에서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군이나 보위부 계통의 활동이 전혀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활동이 김정은의 정서 관리와 보필에 주안을 두고 있다. 정상회담 시 모든 의전을 챙기고, 열차 플랫폼에서 김정은의 담뱃재떨이까지 챙겨 대령하고, 공장 준공식 때는 단상에서 컷팅 가위가 담긴 받침대를 들고 있다가 김정은에게 전달했다. 이런 행동이 과연 권력의 2인자, 후계자의 행동과 어울릴까?
차라리 김여정은 오빠를 정서적·정치적으로 뒷받침하여 성공한 지도자로 만들고, 권력이 백두혈통으로 세세손손 내려가는데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는 백두혈통의 관리자, 막후 2인자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는 게 보다 합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지난 2020년 5월 김정은이 20일간의 잠행을 깨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났을 때, 김여정이 주석단에서 김정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본 많은 전문가들이 김여정이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는 분석을 내놓았었는데, 필자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김정은의 20일간 잠행이 기획연출 쇼인 것처럼, 김여정의 주석단 자리 배정도 김여정이 후계자라는 보도를 쏟아낸 세계를 또 한 번 혼돈에 빠지게 하려는 김정은과 선전 당국의 연출 쇼였을 수 있다. 왜냐하면, 그날 행사 비디오를 보면 김여정이 주석단에 앉기 전까지 현송월에게 넘겨주었던 의전 역할에 다시 치중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③김정철
김정은의 친형이자 김여정 오빠인 김정철은 어떨까? 김정철은 어린 시절부터 유순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아버지의 눈에 후계자감으로 들어오지 않았던 인물이다. 오죽하면 김정일이 “계집애 같다”고 했을까?
그 이후 김정철의 삶은 정치와는 전혀 무관했다. 일부 언론에서 당이나 보위부 계통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무근이다. 그는 호르몬 분비계통에 이상 증세를 보여 치료하느라 고생한 데다 단 한 번도 공직을 맡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기타에 심취하여 독일, 싱가폴 등 해외에서 개최되는 유명 기타리스트 공연을 수시로 보러 다녔다. 후계수업을 받는 사람으로서의 행태는 전혀 아니었다. 2015년 5월 에릭 클랩턴의 영국 공연 때 김정철을 61시간 내내 밀착보좌했던 전 영국 주재 공사 태영호의 김정철에 대한 평가, “김정철은 아침부터 술을 찾고 오직 음악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증언을 그냥 흘려들어선 안 된다.
이처럼 김정철은 정치할 사람이 전혀 아니다. 단지 친정쿠데타 같은 특별상황이 발생할 경우, 혁명세력들이 전혀 실권이 없는 일회용 얼굴마담 정도로 활용할 인물이다.
④김평일
한편 언론에 가끔 거론되는 김정일 이복동생 김평일은 외양적으로는 백두혈통이지만 ‘곁가지’이고, 끈 떨어진 패배자(loser)일 뿐이다. 이미 40여 전에 해외로 나가 국내에 기반이 전혀 없는 인물이다. 2019년 말 평양으로 귀국한 것도 새로운 활동이나 예우 차원이 아니다. 해외에 놔둘 경우 반김정은 세력이 그를 유인하여 망명시키는 것과 같은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금 평양에서 사실상의 연금 상태에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김평일이 혹시 정치무대에 다시 나서는 경우는 반김정은 쿠데타 또는 중국의 김정은정권 붕괴 공작과 같은 극단적인 반전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상정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 개연성이 극히 낮다.
⑤김경희
김정은의 고모이자 장성택 부인인 김경희도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진 인물이다. 2020년 1월 설맞이 공연 주석단에 출연시켜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외부에 보여준 것으로 그 효용성은 다했다고 할 수 있다. 급변사태 발생으로 김경희가 다시 정치활동을 하는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확률은 상당히 낮다.
⑥기타 권력층 인물
김정은이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등 제3의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후계이론, 선행사례(공산권 및 북한), 그물망 같은 감시 체제, 권력층의 신민적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그 확률은 상당히 낮다. 이들은 후계자 군이라기보다는 백두혈통 후계자를 지원하는 역할(supporter)이 제격이다.
맺음말
결론적으로 김정은의 후계자는 수령론과 후계자론, 그리고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백두혈통, 그중에서도 이미 제왕학 수업에 들어가 있을 아들 중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0년생이라고 알려진 장남을 주목해야 한다.
김주애나 김여정은 김정은의 후계자가 아니다. 될 수도 없다. 여자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백두혈통으로의 영구 승계가 규정되어 있는 북한 세습왕조 체제의 특성상 4대에서 여자로 넘어갈 경우 5대에는 김씨가 아닌 다른 성(姓)이 권력을 승계할 수도 있게 된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단, 김정은이 조기에 신변이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북한체제의 뇌수이자 신경망 조직인 당 조직지도부를 중심으로 ▲어린 아들로의 왕위 계승과 섭정 ▲당 정치국 중심의 과도기적 권력구조 운용 ▲1998년 김정일이 도입했던 책임분산형 권력구조의 2.0버전, 즉 당은 김여정, 외교는 최룡해, 경제는 총리 김덕훈, 군은 총정치국장 정경택, 안전은 국가보위상 리창대가 핵심 역할을 하는 5인 집단지도체제 ▲또는 태국 국왕제, 일본 천황제, 영국 왕실제와 같은 새로운 백두혈통 권력구조 도입 등을 상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김여정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김여정은 보통 여자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오빠와 함께 정치적 자질이 돋보였던 인물이다. 그러나, 본인이 스스로 후계자가 되고, 최고권력자가 되려고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오빠 김정은을 성공한 지도자로 만들고 백두혈통의 관리자, 2인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활동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다.
김여정이 당 부부장으로서 리베로(libero: 자유로운 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하고, 김정은이 “수령 유고 시 대행 역할을 하는 제1비서 직책을 신설”한 것도 이 같은 급변상황을 대비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김주애는 지금처럼 아버지의 구상을 뒷받침하는 카메오, 특히 친오빠로의 4대 세습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인트로(intro: 도입부)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지금까지 어쩔 수 없이, 즉 ‘바른 진단 바른 처방’을 위해 김씨 일가의 비정상적 세습체제 구축 움직임을 고찰했다. 매우 씁쓸하다. 3대 세습도 문제였지만 4대 세습은 망징(亡徵)의 수준이다. 역으로 우리에게는 ‘기회의 시간’이다. 북한체제 정상화와 자유 통일한국 건설을 위해 좀 더 지혜를 모아 나가자.
유비무환-국론통합-주동작위(主動作爲)-적수천석(滴水穿石)!
※위 정론은 『북핵과 북한의 넘어』(2022.3. 곽길섭/도서출판 북랩)에 수록된 ‘포스트 김’ 내용을 기초로 작성됐습니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