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원서 돈데꼬 집중단속 진행돼…퇴비전투가 이유?

1월 내내 퇴비 생산에 내몰리자 대놓고 동원 거부…단속된 돈데꼬들 협동농장서 강제노동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에서 농사 채비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황해북도 사리원시에서 ‘돈데꼬’라 불리는 환전상들에 대한 집중단속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최근 사리원시에서 돈데꼬들이 농사 차비에 필요한 퇴비 생산과 운반 동원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안전부 안전원들이 돈데꼬들에 대한 집중단속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매년 초마다 한해 농사 채비를 위한 퇴비 생산에 주민 총동원령을 내리고 있으며, 올해도 “밥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빠짐없이 퇴비 생산에 나서라”며 퇴비 생산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생계 활동을 포기한 채 한 달 넘게 퇴비 생산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 일부 주민들은 “매일 같이 불러내면 어떻게 먹고살라는 것이냐”며 퇴비 생산을 비롯한 각종 사회적 동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사리원시 대성동과 구천동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실제 지난달 말 사리원시 대성 장마당 돈데꼬 10여 명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퇴비 생산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쉬는 날도 없이 퇴비 생산에 내몰리니 이제는 사람들이 매일 같이 진행되는 사회적 동원에 시달리다 못해 ‘날 죽여라’하고 조직적 동원지시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에는 보름 정도 퇴비 생산과 운반에 매일 동원됐고, 1월 하순에는 2~3일에 한 번씩 동원됐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과 달리 1월 한 달 내내 주민들이 메일같이 퇴비 생산에 내몰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자 이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사회적 동원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나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사회적 동원을 거부한 돈데꼬들이 속한 인민반과 동사무소들에서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고, 상황을 파악한 시 당위원회는 시 안전부에 이들에 대한 강력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시 안전부는 퇴비 생산에 참가하지 않은 10여 명을 사리원시 미곡협동농장에 보내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며 “날이 갈수록 먹고 사는 게 힘든 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생활환경을 만들어주기는커녕 동원을 거부했다고 데려다 강제 노동을 시키는 행태에 주민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