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국제친선전람관과 북한 불교 본산 보현사

연합뉴스(1월 30일)와 미국 대북 매체인 NK News(1월 31일)는 최근 북한이 과거 김정일이 국제사회에서 받은 선물을 소개하는 화보를 국제친선전람관에서 발간했다고 보도하였다.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화첩에는 중국의 시진핑과 러시아 푸틴은 물론 미국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선물한 물품도 소개됐다고 한다. 농구광 김정일에게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이 사인한 농구공을 선물한 것도 사진과 함께 보도돼서 눈길을 끌었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이나 부자지간에 농구를 꽤나 좋아했나 보다.

김일성-김정일이 외국 손님 또는 기관에서 받은 선물을 전시해 놓은 국제친선전람관은 한반도 4대 명산의 하나인 묘향산 중턱에 위치한다. 풍치가 수려하기로 유명한 묘향산 골짜기에는 이 전람관 외에도 북한 불교의 본산 보현사와 기타 명소 그리고 향산별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 일대를 위성사진에서 찾아보았다.

국제친선전람관(그림 1)은 평안북도 향산군 향암리에 위치하며, 6층짜리 성벽 모양 건축물에 한옥 지붕을 올려놓은 것이다.

평안북도 향산군 향암리에 있는 국제친선전람관에는 아프리카 토속품 등 각국 선물이 전시돼 있는데, 온 세계 인민이 김부자를 흠모해서 선물을 갖다 바친다는 우상화 선전에 이용된다고 한다. /사진=구글어스

나무위키 자료에 의하면, 이곳 전람관 전시물은 다양하며, 주로 외국 선물이나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외국 서적과 기념물을 가져다 놓았으며, 손님이 관례상 내놓은 선물을 경애하는 지도자를 흠모해서 바쳤다는 식으로 과장해서 선전한다고 한다. 북한 주민과 군인들이 방문하는 우상화 성지이고, 외국 인사들의 필수 관광코스로도 이용되는데, 관광객은 주로 중국인이라고 한다.

그림 1에서 전람관은 김일성 선물관과 김정일 선물관으로 따로 나뉘어 있다. 아버지 선물관이 아들 선물관보다 배나 커 더 보인다. 훗날 김정은 선물관도 이곳에 세운다면,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지 궁금하다. 가운데 산 중턱쯤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국제친선전람관 앞 골짜기에는 묘향천이 흐르고, 건너편에는 방문객 관광코스인 보현사와 불교역사박물관(그림 2)이 있다.

4대 명산 묘향산 골짜기에 보현사와 불교역사박물관이 있다.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쇼윈도 관광코스라고 한다. /사진=구글어스

북한 불교의 본산인 보현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유명한 휴정 즉 서산대사가 머물렀던 곳이다. 사찰 경내에는 입구인 해탈문에서부터 천왕문, 만세루를 거쳐 대웅전 등 여러 건물이 있으며, 고려시대 유물로는 8각 13층 석탑이 있다. 이곳 시설과 건물은 38노스에서 ‘ATLAS’라는 영상지도에 표기한 자료를 참조하였다. 사찰 시설 이름까지 표기한 38노스의 북한 지리정보 및 표적 DB 구축능력이 새삼 놀랍고 진심 경이롭다. 북한지역 시설 파악하는 데에 이 ATLAS 자료가 유용하게 쓰인다.

보현사는 휴정 서산대사가 입적하신 곳이고, 나무위키 자료에 의하면, 경내 수충사 전각에 서산대사는 물론 유정 사명대사와 처영대사의 영정도 모셨다고 한다.

한편, 이곳 승려들은 대부분 아내와 자녀를 둔 대처승이고 사찰에 기거하지 않고 아랫마을에 따로 살다가 외국인, 기자 등이 방문하면 급히 올라와 맞이하고 연출 및 접대한다고 한다. 승려들의 정체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사람들로 평소에는 가발을 쓰고 각자 직장에 다니는데, 그렇다 보니 우리 대한민국처럼 이들은 수도자나 성직자가 아니고 군청이나 시청 문화재 공무원 격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나무위키의 설명이다.

보현사 좌측으로 불교역사박물관이 있는데, 북한 전역의 여러 불교문화재를 모아 보관, 전시해 놓은 곳이다. 박물관을 매우 크게 지어놨는데, 보현사와 함께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쇼윈도 관광코스로 널리 이용된다고 한다.

보현사에서 묘향산 능선을 향해 골짝 깊숙이 들어가면 8.4km 거리에 향산별장(또는 특각)(그림 3)이 나온다.

묘향산 깊은 골짜기에 김가 전용 향산별장(특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철거되고 빈터만 남았다. 김일성이 이곳에서 사망했다. /사진=구글어스

향산별장은 김일성이 1994년 7월 8일 사망한 곳인데, 지금은 건물이 철거되고 없다. 김일성이 이곳에서 쓰러졌을 때 “비가 많이 와서 직승기(헬기)를 못 띄워서 살리지 못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2013년 10월 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별장시설이 철거되고 빈터만 남은 것이 확인된다. 당시 김일성이 우리의 김영삼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기로 다 돼 있었다는데 바로 직전에 사망한 것이다. 김정일은 정상회담 개최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부자간에 서로 갈등이 있었다는 설도 있었다. 2009년 8월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과 이곳서 면담을 했다. 위성사진에서 별장 터 우측에 지하갱도 입구가 보이는데, 지하 갱의 용도는 미상이다. 앞에 거대한 저수지가 있는데, 가로 폭이 320m나 된다.

최근 국내외 언론이 김정일 선물 화보집이 국제친선전람관에서 발간되고 매체에 공개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서 묘향산 골짜기에 있는 전람관과 보현사 등 주요 시설 몇 곳을 위성사진으로나마 눈으로 유람하고 호강해보았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