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청년들에게 ‘백두의 혁명정신을 따라 배우라’면서 백두산 답사를 선동하고 있지만, 청년들의 답사 회피로 인원을 보장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함흥시 당위원회가 백두산 답사 참가자 인원을 맞추지 못해 진땀을 빼고 있다”면서 “백두산 답사에 참가하려는 대상이 예전보다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새해 들어서도 전국의 당 조직들에 청년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를 조직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이 백두산 답사를 회피하고 있어 인원 보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청년들은 백두산 답사 조직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도 조직별로 추천된 대상의 60%가 가정사와 건강상의 문제를 구실로 사실상 답사 참가를 거부했는데, 새해 들어서는 답사를 회피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함흥시 라남구역의 한 기업소 청년동맹원은 백두산 답사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을 알고 일부러 계단에서 굴러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또 함흥약학대학의 한 학생은 “1월의 강추위에 백두산 답사는 고생을 사서 하러 가는 것”이라며 대학 간부에게 뇌물을 바치고 답사자 명단에서 빼줄 것을 청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최근 북한 청년들 속에서는 백두산 답사를 회피하는 현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단체복과 식비 등 답사에 필요한 물품과 비용을 모두 자체로 해결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더욱이 맹추위 속 강행군 과정에 동상이라도 입게 되면 치료 비용도 알아서 부담해야 해 답사를 회피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실제 지난 1월 중순 백두산에 오른 청년들 가운데 동상 환자들이 대거 속출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일꾼들은 “젊어서 고생 금 주고도 못 산다”, “젊었을 때 코도 얼고 발도 얼어봐야 사람이 된다”면서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그저 대열에서 떨어지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서로 백두산에 가지 못해 난리였지만, 지금 청년들의 생각은 예전과 다르다”면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평균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백두산에 누가 자기 돈을 내가며 생고생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백두산 답사를 다녀온 일부 청년들은 ‘백두산에 오른다고 사상 교양이 되느냐’, ‘추운 날씨에 고문당하고 왔다”면서 상당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