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식량 도매상들과 되거리꾼들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최근 북청군에서 쌀 도매상들과 되거리꾼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며 “국가식량판매소로 들어가야 할 쌀이 장마당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국가식량판매소에서 장마당보다 싼 가격으로 식량을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북청군 장마당에서는 쌀 1kg 가격이 5500원에 형성돼 있지만, 국가식량판매소에서는 47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시장보다 싼 가격에 판매돼 구매력이 있는 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지만, 국가가 확보한 식량이 많지 않아 국가식량판매소에서는 한 세대당 5kg 이상 판매하지 않는 등 제한적으로만 쌀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가의 식량 확보에 지장을 주는 쌀 도매상들과 되거리꾼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에서 식량 도매상들은 식량 가격이 비교적 싼 다른 지역에서 뒷거래로 쌀을 들여오거나 농민들에게서 부정한 방식으로 쌀을 넘겨받아 되파는 전문 되거리꾼들에게서 쌀을 구해 장마당 소매 장사꾼들에게 넘겨 돈벌이한다.
이런 방식으로 쌀 도매상들은 식량 유통망을 장악해왔으며, 이들이 한 번에 움직이는 양은 2~3t 이상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확보해 판매해야 할 식량이 암암리에 거래돼 장마당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어 도매상들과 되거리꾼들의 비법(불법)적인 식량 거래를 단속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이라며 “북청군에서는 안전원들이 비법 식량 거래 단속에 나섰고, 단속되면 무조건 무상몰수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안전원들은 도매상들을 치기 위해 그들과 거래하는 소매 장사꾼들을 단속해 쌀 출처를 묻는 등 수단과 방법을 다하고 있다”며 “많은 양의 식량을 소유하고 있는 쌀 도매상들은 단속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하면서 쌀 도매까지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도매상들이 몸을 숨기자 안전원들은 다시 방법을 바꿔 장마당에서 식량을 판매하는 소매 장사꾼들이 도매상들과 거래하도록 유도해 꼬리를 잡으려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매 장사꾼들은 이런 일에 끼고 싶지 않아 아예 장마당에 나가지 않고 집이나 길거리에서 몰래몰래 쌀을 판매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국가식량판매소의 쌀 판매 가격이 장마당 가격보다 눅어도(싸도) 하루 벌이가 쌀 1kg 값도 안 되는 주민들은 외상할 수 있는 개인 장사꾼들에게서 식량을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식량 도매상들과 되거리꾼들에 대한 단속은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