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다발’ 만들어 교수에게…학생 세외부담 실태 파악 나섰다

교수들이 강제적으로 세외부담 요구하는지 조사…선동질하는 학교 세포비서·소대장에게도 경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월 14일 “당의 은정 속에 개건현대화된 김정숙교원대학이 준공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세외부담을 주는 행위에 대해 양강도가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새해를 맞으며 도내 대학교 교수들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제적인 세외부담을 요구한 행위들이 알려져 양강도 당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요해 사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당은 교수들이 대학생들에게 강제적인 세외부담을 주는 것은 신성하고 성스러운 교단을 어지럽히는 비사회주의 행위라고 지적하고 새해 벽두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실태 파악에 착수했다.

실제 도당 일꾼들은 각 대학 학부의 세포비서들과 소대장(학급 반장), 일반 대학생들을 선정해 대학 당위원회 사무실에 불러 개별담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새해에 교수들에게 얼마의 자금을 모아서 줬는지, 자기 학급 담임 교수 외 과목 교수들을 위해 어느 정도의 자금을 모았는지, 돈을 모으는데 세포비서나 소대장의 압력은 없었는지, 다른 학급들의 자금 모음새는 어땠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도당 일꾼들은 올해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도 달마다 교수에게 자금을 모아 줬는지도 조사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말하기를 주저하자 무기명으로 서면 진술을 받아내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 도당은 3월에 졸업을 앞둔 졸업반 학생들이 돈을 모아 담임 교수에게 TV, 냉장고 등 고가의 물건을 선물해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을 포착하고 올해는 무조건 이런 행위들을 적발해내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스승과 밥 한 끼 하면서 감사의 의미로 꽃다발을 주는 정도는 괜찮지만, 지난해 김정숙사범대학의 소대장들이 적들의 반동문화를 따라 교수들에게 5000원짜리 돈으로 일명 ‘돈다발’을 만들어 준 것처럼 올해 또 이런 행위들이 나타난다면 정치적으로 크게 문제시하겠다고 미리 주의 시키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도당은 학생들이 스승과의 식사 자리에서 최근 온실들에서 나오는 붉은 사자고추, 푸른 사자고추를 부의 상징이라고 하면서 건네주고 엉덩이춤까지 추는 것은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강력하게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어 소식통은 “도당은 돈을 모아 교수에게 드리자고 선동질하고 추동하는 세포비서나 소대장들도 문제라면서 그런 이들은 심한 경우 퇴학까지 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