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성지’ 백두산 행군대 상대로 장사 성행…당국 철퇴 나서

소식통 "당간부 학생 음주 졸도 사건으로 촉발...13일부터 제대군인 동원 무기한 단속"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전국 청년학생들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행군대가 백두의 전구들을 편답했다”며 관련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양강도 삼지연시 당국이 겨울철 혁명전적지 답사행군대를 상대로 불법 장사가 성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시(市) 안전부에 무기한 단속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삼지연시는 골목이나 개인집에서의 장사를 금지할 데 대한 지시를 내리고 시 안전부가 동원돼 (지난) 13일부터 무기한 단속에 들어갔다”면서 “이는 혁명의 성지가 있는 삼지연시가 비법(불법)장사로 오염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시당은 우선 올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 대오를 따라다니며 장사하다가 적발된 주민들을 폭로했다”면서 “백두산을 오르면서 정신적 수양과 혁명적 양식을 쌓아가는 답사 대오에 찬물을 끼얹는 장사는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제대군인 중 건장하고 사상적으로 문제가 없는 인원을 보충하는 형태로 집중단속에 관한 사전 준비도 마쳤다. 또한 시내 및 답사 구간에 배치해 강도 높은 단속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서 ‘골목 및 개인집 장사’는 북한에서 오래전부터 지속됐었다. 운송비도 적게 들고 시장 관리소에 장세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주민들이 이 같은 장사 형태를 선택하곤 했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수중에 들어오는 통치자금이 줄고, 자금의 흐름도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불법’으로 간주하고, 심지어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라는 명분으로 강력하게 처벌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선대(김일성·김정일) 지도자의 행적을 돌아보고 충성심을 다지는 목적에서 진행되고 있는 혁명전적지 답사에서 장사꾼들이 무규율적인 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말, 간부들을 육성하는 도 당학교 학생들로 조직된 답사 대오에 뒤따르던 장사꾼들이 술 장사를 벌이면서 한 학생이 술을 마시고 졸도한 사건이 벌어졌다고 한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향후 전국의 청년 학생들과 당원들, 근로자들 등으로 조직된 답사 행군대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져, 결국 불법장사로 인해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시도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식통은 “(시당은) 답사대가 지나가는 곳에 국가 상업 봉사 허가증도 없이 담배와 술, 당과류를 비롯한 개인 가공식품들을 파는 것을 심각하게 지적했다”면서 “(또한) 골목에 장사 배낭을 메고 숨어있거나 무인지경까지 따라다니면서 장사 행각을 벌이는 것은 국가사회질서를 파탄시키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말 도당학교 답사행렬에 끼어들어 장사행위를 한 여성 장사꾼 3명은 현장체포됐고, 단련대 처분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