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25% 농가 식량 없어 ‘시름’…노동당은 어떻게 책임질 건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시련은 겹쌓여도 사회주의적 시책은 끊임없이 실시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우리 인민은 수많은 사회주의적 혜택들을 받아안았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농촌 지역에서 농민들의 식량 사정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는 소식이 들린다.

데일리NK 소식통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일단 올해 농사도 잘 안됐고 당국의 의무수매제도 강화로 농장과 농민이 비료 등 농자재 구매를 위해 꿔다 쓴 돈을 갚지도 못하고 있다.

‘개 주둥이에도 이밥 꽃이 핀다’는 속담이 무색하게 많은 농가가 빚을 물어주면 당장 가마에 넣을 낟알도 없다는 것이다.

북한의 농촌 사정이 아무리 어려워도 빨라야 다음해 4, 5월에 절량(絶糧) 농가가 생겼고 밀, 보리 수확 시기까지 고생한다고 해서 ‘보릿고개’라는 말도 생겼다.

이렇게 겨울도 나기 전에 벌써 식량 부족 상태에 빠진 농가가 많은 건 이례적인 일이다. 심지어 양강도 삼수의 어느 농장 작업반은 40개 농가 중 10개 농가가 식량이 거의 없이 고리대로 강냉이(옥수수)를 꿔다 먹고 있다고 한다.

형편이 이런데도 노동당과 최고지도자는 국가 안보위기를 운운하며 미사일을 쏴 단 며칠 사이에 1억 5천만 달러(추정)를 하늘에 날려 보냈다. 이 돈이면 약 30만 톤의 쌀을 살 수 있고, 북한 주민들이 30일 동안 이밥만 먹고 살 수 있다.

그 와중에 북한 노동당은 모든 책임을 자연재해와 농민들의 충성심 부족에서 찾고 있다. 정말 억이 막히는 일이다. 실제 평안남도에서는 도 당 위원회 조직지도부가 올해 농산물 생산 감소의 책임을 묻기 위한 ‘사람잡이’ 조사가 시작됐다.

실제로는 어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경 봉쇄와 이동 통제를 단행하고 여기에 자력갱생을 만능의 보검으로 내려 먹인 노동당과 최고지도자는 정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의사 결정자로서 1인의 불완전함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며, 인간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신격화하는 것은 모두에게 해를 끼친다. 이는 역사적으로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또한 오늘의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자력갱생은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변화가 답이다. 권력을 유지하면서도 정상 국가의 체면도 가져가려면 변화하고 혁신하여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좋지 못한 온갖 방법으로 체제유지에만 매달린다고 인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진정으로 인민의 안전한 생존을 바란다면 정치적 탄압을 강화하지 말고 국민들의 사고와 행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