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도 못 먹는 극심한 생활난에 입양했던 아이 파양

경제적 어려움 겪던 신의주 40대 부부 입양해 5년간 키운 아이 다시 애육원으로 돌려보내

2018년 5월 평양 대성구역 려명유치원에서 원아들이 숫자가 적힌 블록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최근 북한 신의주에서 입양아를 파양하는 사건이 발생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이달 초 신의주시에서 40대 부부가 입양했던 아이를 애육원으로 돌려보냈다”면서 “아이가 2살 때 데려와 5년간을 키웠지만 심각한 식량난으로 더는 키우기 어려워 파양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40대 부부는 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나도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자 지난 2017년 신의주시 애육원에서 2살짜리 여아를 입양했다.

이들 부부가 입양아를 얼마나 극진하게 키웠는지 사연을 모르는 사람들은 친자식이라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후 부부가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고, 특히 아내 이모 씨가 지난 5월 병에 걸려 큰 수술까지 받으면서 집안의 형편이 더 어려워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요즘같이 어렵고 모든 것이 비싼 실정에서 병에 걸리면 돈 없는 사람은 그냥 죽어야 한다”면서 “벌이도 안되는 상황에서 있는 돈으로 병 치료와 생계를 유지하려다 보니 심각한 생활난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이들 부부는 제대로 벌이를 하지 못해 지난 10월부터는 굶는 날이 많아졌고, 이른바 ‘절량세대’로 전락했다. 가족이 하루 한 끼를 먹기도 힘든 상황에서 입양아도 영양실조에 걸릴 만큼 허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실정에 부부는 결국 파양을 결심했고 아이가 다시 애육원으로 보내지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 입양된 아이들이 파양돼 다시 시설로 돌아가게 되는 일까지 벌어지자 주민들은 이 같은 세태를 한탄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