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긴장 속 국경경비대 결의모임… “김정은 결사옹위”

"한목숨 바쳐 싸우겠다" 충성심·전투력 고취 계기로 활용…일부 군인들은 세태 비판

압록강 유역 초소에서 근무하는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모습. / 사진=데일리NK

양강도 국경경비 부대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결사옹위하겠다는 ‘충성의 결의모임’을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1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 25여단에서 김 위원장을 위해 한목숨 바쳐 싸워나가겠다는 충성의 결의모임이 진행됐다. 이번 결의모임은 국경경비 25여단 지휘부와 예하 연대, 대대들이 각 주둔지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경비 25여단 지휘부의 결의모임에는 여단장과 정치위원을 비롯한 지휘성원들과 직속 구분대 군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여단 정치위원의 보고에 이어 군관들과 군인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보고에 나선 여단 정치위원은 “경애하는 무력 총사령관 동지를 목숨으로 결사옹위하고 그이의 명령이라면 불물을 가리지 않고 맹수가 되어 적의 화점을 서슴없이 막는 것이 우리(북한) 군인들의 지녀야 할 사명감”이라면서 “적들이 이 땅을 침범한다면 언제든지 달려 나가 적들의 아성을 짓부술 수 있는 싸움꾼들로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이어 토론에 나선 한 군관은 “만약 전쟁의 불 구름이 밀려온다면 우리의 운명이시고 미래이신 경애하는 무력 총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는 길에서 한 몸이 성새가 되고 방패가 되겠다”며 결의를 다졌고, 또 다른 군인은 “적들이 우리 공화국을 침범하려 든다면 한 몸이 총탄이 되고 수류탄이 돼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겠다는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렇듯 북한은 결의모임을 군인들의 충성심 고취, 전투력 고무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의 한반도 긴장 고조 국면에서 최고지도자를 위해서라면 생명도 아낌없이 바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군인들의 수령 결사옹위 정신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는 충성 맹세를 너무나 좋아한다”면서 “이번에 진행된 충성의 결의모임도 군관들과 군인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한 것이 아니라 상부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군인들 속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면 살아남을 사람이 몇 안 될 것이다”, “전쟁을 말로만 하지 말고 할 거면 빨리해서 지긋지긋한 생활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는 등 세태를 비판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 정세 긴장으로 군인들이 신발끈도 풀어볼 새 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긴장되고 동원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매일 내려지면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군인들은 신발도 벗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양강도 주둔 10군단에서도 같은 시기에 김 위원장을 위해 한목숨 바쳐 싸우겠다는 내용의 충성의 결의모임이 진행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