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장마당서 상인별 매대 개수 조사…2개 이상이면 몰수

양강도당 회의에서 생활 어려운 세대 도와줄 대책으로 결정…상인들, 매대 팔아넘기기에 급급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의 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장마당 상인들이 가지고 있는 매대 개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부터 도 인민위원회 상업국에서 혜산시 장마당 장사꾼 1인당 소유하고 있는 매대 개수를 조사하고 있다”며 “혜산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장사꾼들이 매대 2개를 소유하고 있으면 1개는 무조건 내놔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매대를 2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 상인들에게서 매대를 회수할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시장관리소가 아니라 도 인민위원회 상업국에서 직접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여러 개의 매대를 가지고 있는 상인들 사이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도 인민위원회 상업국 성원들은 공업품 매대와 같이 가격이 제일 비싸게 나가는 매대를 소유하고 있는 상인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어 매대를 급히 처분하려는 상인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돈을 들여 여러 개의 매대를 사들인 상인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무상으로 매대를 빼앗기기 전에 매대를 팔아넘기려고 하지만, 잘 팔리지 않아 매대 가격만 하락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도 인민위원회는 회수한 매대를 혜산시 인민반들에 공급해주고 생활이 제일 어려운 세대들에 무상으로 나눠줄 계획”이라며 “이는 생활이 어려운 세대들에 대한 대책과 방도에 대해 토의한 도당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혜산시 장마당에는 2개 이상의 매대를 운영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아 이번 도당의 결정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이들은 ‘어려운 세대들에 대한 대책을 국가가 세워야지 왜 개인들이 돈을 내고 사들인 매대를 무상으로, 그것도 강압적인 방법으로 회수하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여러 개의 매대를 운영하는 장사꾼들의 뒷배경에는 권력이 있고 시장관리소와의 인맥 관계도 있다”며 “다(多)매대 운영은 비법(불법)이긴 하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단속과 통제가 특별히 이뤄지지 않아 비법인지 합법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말이 조사지 사실상 돈 많고 권력 있는 장사꾼들의 매대를 강제로 빼앗는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돈 주고 구매한 매대를 이제 와서 회수하겠다고 하니 장사꾼들이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