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도미사일 발사 소식 접한 주민들 “식량 공급할 돈은 없나”

한국, 중국 등 외부와 연락하는 주민들 통해 소식 전파… "허공에 돈 날려" 싸늘

북한이 지난 2021년 3월 25일 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지난 25일과 28일에 이어 29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에는 최근 이뤄진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북·중 국경 지역에서 외부와 연락하는 주민들을 통해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주민들은 격분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식량난을 극복하느라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맨날 미사일을 쏴대며 허공에 돈을 날려 보내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인민들 생활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주민들에게는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하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식에 분격하는 일부 주민들은 미사일 발사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식량난 해결에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연이은 미사일 발사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많은 주민이 식량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 사실이 알려지면 민심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러나 북부 국경 지역에서는 한국, 중국 등 외부와 연락하는 주민들을 통해 미사일 발사 소식이 단시간에 속속 전해지면서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요즘에도 병에 걸리거나 식량이 없어 고생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인민 생활은 돌보지 않고 미사일이나 쏘아 올리고 있다”며 “미사일 쏠 돈은 있어도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돈은 없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인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기 위해 국방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핵무기 개발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를 명목으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정당화하려는 당국의 처사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소식통은 “미사일을 쏴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들은 박수를 보낼 테지만 현실적으로 미사일을 쏘고 나면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정세가 긴장해졌다며 주민 통제와 단속만 강화하니 누군들 미사일을 쏘는 것에 박수를 보내겠는가”고 반문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29일) 저녁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5일 평안북도 태천,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각각 1발, 2발 쏜 바 있다.

최근 세 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북한은 올해에만 총 21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