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北여성들 선호하는 결혼 상대가 바뀌었다?

코로나 경제난에 생활 안정 중요시…비교적 넉넉한 탈북민 가족 있는 남성들 선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31일 “외모에 사상 정신상태가 비낀다”며 “단정한 외모는 사람들의 인품을 높이고 사회적으로 문화적 정서와 풍치를 돋워준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평양의 주민들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여성들이 결혼 상대로 선호하는 대상이 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는 보위·안전기관 일꾼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으나 최근에는 외국에 친인척이 있는 남성들을 선호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탈북한 가족이 있는 남성들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여성들은 결혼 상대로 탈북한 가족이 있는 남성들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후 심각한 식량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 가운데 탈북한 가족이 있는 주민들은 그나마 생활이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 여성들은 대체로 결혼 후 경제적인 여유 속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위원이나 안전원 등의 직업을 가진 남성들을 우선순위로 꼽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 이후 보위원, 안전원들의 생활도 일반 주민들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되자 여성들이 선호하는 결혼 상대가 탈북민 가족이 있는 남성으로 바뀌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로 국경 도시인 양강도 혜산시의 보위원, 안전원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불법 밀수 등으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의 뒤를 봐주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겼고, 이를 통해 본인은 물론 그 가족들도 질 높은 생활을 누려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 장기화로 뒷주머니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데다 배급마저 제대로 보장되지 않으면서 넉넉지 못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북한 여성들은 탈북한 가족이 있는 남성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들은 근래 여성들이 가장 원하는 결혼 상대로 손꼽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2년 넘는 국경봉쇄로 일반 주민들은 혹독한 생활난을 겪고 있지만, 남조선(남한)이나 중국에 있는 부모·형제나 친인척이 있는 사람들은 그들로부터 돈을 받아 호강하며 살고 있다”며 “여성들이 선호하는 결혼 대상이 바뀐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탈북한 가족이 있는 남성들이 발전 가능성이 없어 결혼 상대로 외면을 받았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이들이 여성들을 골라가며 결혼 상대로 택하는 실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혜산시의 한 20대 여성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남조선이나 중국으로 도망친 가족이 있는 주민들은 보위부나 안전부의 감시를 받기는 하지만, 먹고 사는 게 힘든데 그게 중요하냐”면서 “도망친 가족이 있는 남성과 결혼을 하고 싶어도 적절한 대상이 없어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전했다.

회령시의 한 20대 여성도 “요즘 나를 비롯한 또래 친구들은 조건이 좋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으려 한다”며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직업 좋은 남자보다 뭉치돈(목돈)을 만질 수 있는 (탈북 가족이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게 최상의 선택”이라고 했다.

아울러 무산군의 20대 여성은 “지금 같은 세상에 경제적 조건을 따지지 않고 결혼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예전에는 사회적 지위와 발전성을 보고 결혼 대상을 정했다면 이제는 간부를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어서 외국에 친인척이 있는 남성들이 여성들 속에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