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8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회담 개최를 북측에 공개적으로 제의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장관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다.
권 장관은 “부모와 형제의 생사조차 모른 채 70년이 흘렀다. 한 달에만 이산가족 400여 분이 세상을 떠나고 남아 계신 4만 여분도 80~90대의 고령”이라며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하다”며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장관은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임할 것”이라며 “회담 일정, 장소, 의제와 형식 등도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 당국이 우리의 제안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노력을 성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정기적인 이산가족 상봉의 배경에 대규모 식량 지원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대해 권 장관은 “인도적 문제에 대한 특별한 유인책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산가족 관련 대화가 성사되고 그 계기에 인도적인 문제에 대한 요청이 있다면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 정치·군사적인 상황과 상관없이 언제든 지원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별개 문제로 충분히 긍정적으로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권 장관은 이날 정부가 장관 명의로 리선권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대북 통지문 발송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어 대북 통지문 수신인을 리선권 통전부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남북관계 교착 국면에서 북한이 이번 제안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권 장관은 “이산가족 문제는 추석 계기에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담화를 하고 제안하게 된 것이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선후 관계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어떤 의미에서 이산가족 제의를 통해서 다른 남북관계 문제가 같이 풀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정부의 제안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경우 대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속적으로 제안해 나갈 것”이라며 “반드시 필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북한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