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여파로 4군단 예하 부대 무기고 붕괴…긴급 지시 내려져

건물 노후화가 주요 원인인 듯…총참모부 "전투기술기재 보호에 만전 기하라" 전신 지시

압록강 유역 초소에서 근무하는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북한 황해남도 주둔 4군단 예하 부대의 무기고가 파괴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군에 무기고 관리에 관한 긴급 지시가 내려졌다는 전언이다.

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일 북한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 25여단에 “태풍 11호에 대비해 전투기술기재 보호에 만전을 기할 데 대하여”라는 총참모부의 전신 지시가 국경경비대 총국을 통해 전달됐다.

지난 6일 새벽 황해남도 주둔 4군단 예하 교도 사단에서 강풍과 폭우에 의해 무기고가 붕괴돼 수백 종의 무기가 파손됐다는 내용이 통보되면서 태풍으로 전투기술기재, 무기고 및 탄약고 관리에서 한 건의 사건 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라는 점이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시를 통해서는 4군단 예하 부대에서 발생한 피해 내용이 구체적으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북한군 주력 화기인 AK-47계열의 58년식 자동보총과 63년식, 76년식 기관총을 보관하던 무기고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의 교도대는 정규군에 준하는 편제와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민간인들로 조직돼 있다 보니 무기고 관리 면에서 현역 군인들보다 미흡하고 무기고의 견고성도 다소 떨어진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교도대 부대 무기고들이 대부분 노후화돼 있고, 노천에 노출돼 있어 강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면 지붕이 날아가거나 벽체가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식통은 “4군단 예하 교도 사단에서 발생한 무기고 붕괴사고는 노후된 건물의 벽체가 폭우에 빗물을 먹어 무너지거나 강풍에 지붕이 날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가적으로 강풍과 폭우에 의한 인적 물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고 여러차례 강조했음에도 사고가 발생해 해당 부대 간부들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참모부의 전신 지시를 전달받은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 25여단은 소속 연대, 대대들에 무기고와 탄약고들의 상태를 재점검하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군인들은 “무기고가 워낙 오래돼 강풍이 불고 폭우가 내리면 사소하게나마 사고가 나기 마련인데 이를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는 등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군은 무기고 보수에 필요한 고강도 시멘트와 같은 자재는 보장해주지 않고 항상 부대 자체로 보수작업을 하라는 지시만 내리고 있는 형편”이라면서 “그래서 군인들 속에서는 무기고 하나를 보수하려고 해도 수많은 자금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식량도 보장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어떻게 무기고 보수가 가능하겠느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