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에 대한 인적 통계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건설, 작업 등에 필요한 곳에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의도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정치범수용소 수감 인원을 통계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데일리NK의 질문에 “대를 이어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재소자 통계를 알아야 관리소별 인원, 성분, 구성원 실태를 보고 새 입소자를 조절할 수 있다”고 31일 말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정치범수용소 운영을 앞으로도 계속하기 위해 내부 인원에 대한 통계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가적으로 비밀리에 생산되거나 실험되는 사업들이 많다”며 “이런 곳의 생산 동력을 떨어뜨리지 않게 하려고 인원 평정(評定)을 통해 수감자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한다는 것은 탈북민들의 증언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북한은 수감자들을 수용소 내외부 및 군사 시설 건설에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곳에 노동력을 원활하게 보장하기 위해 수감 인원 통계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북한은 최근 함경북도 건설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동원하기 위해 청진 정치범수용소(25호 관리소)에 신규 입소자를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함경북도 지역에) 국가적 비밀 과제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곳에 더 많은 인원을 입소시키고 집중시키기 위함”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25호 관리소는 5월 초 특별하게 내적 방침이 내려졌다”며 “특별사업을 여러 관리소 범죄자들에게 맡기지 말고 일정 기간 일정 관리소에 고정하여 진행하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함경북도 지역에 예정된 특별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25호 관리소에서 충당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소식통은 “25호 관리소는 앞으로 관리인력을 더 늘릴 방침”이라며 “외부 노동 감시 동행 근무 관리자를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본보는 화성 정치범수용소(16호 관리소)는 최근 내부를 두 구역으로 나눠 중범죄자들을 신규 구역으로 옮기고 국가보위성 산하에 두고 기존 구역은 사회안전성 산하에 두는 등 관리 주체를 구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역시 보안이 필요한 민감한 시설 건설에 수감자를 동원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 화성 정치범수용소 구역 나누고 수감자 분리…관리주체도 변경)
한편, 북한은 올해부터 정치범수용소 사망자 수는 집계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부터 달라진 국가보위성 관리소 인원 관리 규정에 따라 사망 통계는 더 이상 내지 않는다”며 “비(非)공민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인원’이라고 칭하지 않고 현존 개수만 파악하도록 세부 내용이 개정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정치범수용소 수감자의 공민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공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수감자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아 사람을 세는 단위인 ‘명’이 아닌 물건을 세는 단위인 ‘개’가 따라붙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