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 건설 지연 책임으로 영웅1여단 참모장 단련대행

고위 간부용 구금시설로 용도 변경된 승호리 단련대에 수감…다수 건설 관계자들도 처벌

평양종합병원 건설장 모습(2020) /사진=노동신문·뉴스1

평양종합병원 건설 책임자로 있던 한 고위 간부가 승호리 단련대에 수감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자재 부족으로 인한 공사 지연에 책임을 지고 단련대에 가게 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지난 4월 초 승호리(단련대)에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 시공 책임자였던 영웅1여단 참모장이 수감됐다”며 “건축에 필요한 철근이 형편없이 모자라 중앙검찰소와 중앙당 검열에서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0년 7월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미흡을 질책하며 지휘부 전면 교체를 지시한 바 있다. 역점사업 중 하나인 평양종합병원 건설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사 진행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이에 북한은 평양종합병원 건설의 핵심 책임자 중 한 명인 근위영웅여단장을 중장에서 대좌로 강등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근위영웅여단장, 중장→대좌 강등…평양종합병원 未완공 여파)

이렇듯 북한은 건설 지휘부 교체와 문책성 강등 조치를 통해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채찍질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자 결국 또다시 건설 책임자를 문제 삼고 단련대에 수감시켰다는 전언이다.

애초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2020년 10월 10일까지 병원을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평양종합병원의 완공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받은 단련형이지만 일반 개준(개전의 북한말,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음) 장소에 보낼 수 없는 대상이라 승호리로 보내졌다”면서 “다시 사회로 복귀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웅1여단 참모장이 수감돼 있다는 승호리 단련대는 본래 정치범수용소(관리소)로 운영됐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이곳을 고위 간부와 기밀 업무 종사자들을 위한 전용 수감시설로 용도 변경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감자들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수용하고 교양시키기 위한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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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호리수용소 용도 변경…고위간부·기밀시설 종사자 단련대로
北, 승호리 정치범수용소를 노동단련대로 변경한 이유는?

이에 따라 용도 변경 전 승호리 관리소에 있던 수감돼 있던 이들은 다른 관리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은 “기존 관리대상자들은 전부 17호 관리소로 이감됐다”고 전했다.

실제 본보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17호 수용소 인원은 지난해 7월에 조사 때와 비교해 약 2만 400여 명이 증가했다. 이는 앞서 2만 1000여 명으로 파악됐던 승호리 수용소 수감자 수와 비슷한 수치다.

한편 영웅1여단 참모장 외에도 다수의 평양종합병원 건설 관계자들이 건설 지연과 자재 유용을 이유로 처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깡(강철), 토목, 세멘트(시멘트), 철판, 유리, 타일 등 고급수입 자재와 국산 자재 부족으로 9명의 군관이 다 군복을 벗었다”면서 “이들은 국가재산약취죄로 적게는 3년, 많게는 11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이 승호리 단련대에 보내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