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수행 1등한 성진제강소에 타 기업소 기관장들 입 ‘삐죽’

함경북도 기업소들 7월 인민경제계획 수행 평가…밤낮없이 생산 내몰아도 성과만 강조

북한 남포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 인민위원회가 이달 초순 도내 기관 기업소 책임자 회의를 열고 7월 인민경제계획 수행 실태를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는 인민위원회 주도로 도안의 모든 기관 기업소 책임자들을 불러 놓고 공업 부문의 7월 인민경제계획 수행 정형을 평가하면서 지속적으로 미달되고 있는 생산계획 문제를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7월 인민경제계획 수행 정도를 놓고 기업소별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는데, 큰 규모의 연합기업소인 무산광산, 김책제철소, 성진제강소뿐만 아니라 구역 산하 경공업 공장들과 8·3소비품생산조합들까지도 급수를 따져 모두 등수가 매겨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날 평가가 있은 후 계획을 완수한 단위 기관장들의 경험 토론이 두루 있었다”며 “그중에서도 1등으로 평가된 성진제강소의 기사장이 경험 토론에 나섰는데 회의에 참가한 다른 기업소의 기관장들은 이에 대해 내적으로 많은 비난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성진제강소가 지난 5월 12일 북한이 내부의 코로나 발생 사실을 공식화하고 최대비상방역체계에 돌입한 뒤에도 2교대 작업을 조직해 노동자들을 일절 퇴근시키지 않고 밤낮으로 생산에 투입시킨 것을 자랑스럽게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성진제강소는 특히 노동자들이 고된 노동에 몸이 허약해져 편도염인지 감기인지 모를 병으로 앓는 상황에서도 생산에 내몰아 여러 번의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직장별 기술전습, 과학기술 보급, 기술혁신 강의를 선행하면서 생산 활성화와 인간개조사업도 다 같이 밀고 나가 7월 인민경제계획을 완수했다는 점을 내세웠다고 한다.

이에 다른 기업소 기관장들은 ‘다른 때는 사고가 나면 그에 대한 후과가 뒤따라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데 성진제강소는 계획을 완수하니 사고까지 다 감싸고 돈다’면서 성과만 강조하는 처사에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인민경제계획 수행이 미진한 것으로 평가된 기업소 기관장들은 시종일관 말밥에 올라 비판을 받았고, 도 인민위원회는 ‘인민경제계획은 곧 법이다. 앞선 기업소들의 경험과 투지를 따라 배워 밀린 계획들을 무조건 전부 수행하라’고 강하게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계획수행을 못 한 단위의 기관장들은 일을 잘하고 싶어도 원료, 자재가 없으니 생산에 들어갈 수 없는 형편이고, 그렇다고 문을 닫고 노는 것도 아니고 일꾼들과 노동자들이 매일 같이 살림집 건설에도 나서고 있는데 이것이 욕먹을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볼멘소리를 냈다”고 전했다.